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행사준비와 의전을 총괄하는 이시형(사진)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행사기획단장은 이달 초 준비위가 있던 삼청동에서 나와 야전인 COEX에 사무실을 차렸다. "G20은 철저한 실무행사인 만큼 첫째도, 둘째도 비즈니스가 우선입니다. 이제까지 치렀던 국제행사를 생각하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차분하고 은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행사의 이슈는 환율, 금융규제 개혁 등이지만 국민들에게는 각국 정상들이 식사는 어디에서 할지, 경호는 어느 수준으로 할지 등이 가장 큰 관심사.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일 환영만찬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최종 결정됐다. "정상들은 서울에 체류하는 1박2일 동안 회의장과 숙소만 오가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바쁜 정상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압축해 소개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경호에 편리하다는 측면도 고려됐지요." 되도록 한국의 전통 문화를 많이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한계가 크다. 당초 한식 코스요리를 생각했지만 양식을 기본으로 일부 식재료에 우리 것을 넣는 정도로 차려지고 건배주로는 막걸리 대신 적당한 수준의 와인이 나올 예정이다. 이 단장은 "우리 경험상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가서 현지음식을 먹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며 "기회가 아깝기는 하지만 메뉴는 정상들이 평소에 익숙한 음식 위주로 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출신의 이 단장은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지원대사,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등을 지내며 외교 경험을 쌓은 베테랑. 6월 부산 재무장관회의 당시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나전칠기 필통은 각국 장관들로부터 "이제까지 받아본 선물 가운데 최고의 선물"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 단장이 준비하는 음식ㆍ경호ㆍ선물 하나하나가 각국 정상들에게는 '한국의 모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준비하는 선물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크다. 비싸지 않으면서 모든 정상들이 만족할 수 있고 전시돼도 남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개인적인 물품이라는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은 기준을 갖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단장은 "경호만큼이나 정상들 선물은 비밀"이라며 오는 11월12일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