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전략적 제휴가 늘어나고 있다. 저축은행의 입장에서는 은행 신용한도를 넘어 대출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 고객을 소개받아 대출해줌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확보개척하는 이점이 있다. 은행측에서도 여신규정상 돈을 빌려줄수 없어 발길을 돌리게 했던 고객을 저축은행에 소개해 고객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연합은 상호 영역을 존중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이런 제휴는 지역경제와 서민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저축은행과의 제휴에 가장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제휴를 맺어 저축은행과 공동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동부ㆍ푸른ㆍ한신ㆍ삼화ㆍ민국ㆍ교원나라ㆍ한국투자ㆍ한서ㆍ인성 등 9개 저축은행이 각각 우리은행 영업점 3~5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저축은행과 업무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은행은 31개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담보나 신용이 충분하지만, 은행의 포트폴리오 관리 또는 규모나 업종면에서 내부 취급이 곤란한 업체 또는 우리은행에서 선순위대출을 받고 추가로 대출을 원하는 거래자에게 저축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저축은행 중앙회는 연내에 중기대출 저축은행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예가람상호저축은행과 ‘대출영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를 맺고 공동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공조는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덩치가 큰 시중은행은 지역 기반이 든든한 저축은행과 손잡고 중소기업 대출 상품과 프라이빗 뱅킹(PB) 상품의 판매망을 확대할수 있다. 중소 규모의 저축은행으로선 시중은행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이득을 챙길수 있다. 김유성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의 고객확대와 신인도 제고를 위해 시중은행등과 제휴를 확대, 중소기업 대출을 비롯, 다방면의 영업에서 업무 협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은행들은 국내 고객 확보를 위해 한국의 저축은행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지점이 10개에 불과한 영국계 HSBC는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제휴를 맺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HSBC는 고금리를 겨냥한 고액예금 고객 잡기 위해 저축은행과의 제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량 저축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금액이 3억~5억원에 이르는 고액예금자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HSBC는 저축은행 중앙회를 통해 예금, 적금, 펀드 판매 등 업무 영역을 확대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의 이런 움직임이 일본에서 시중은행-저축은행-캐피탈ㆍ대부업체(소비자금융업체)가 제휴, 서민대출을 확대하는 ‘소비자금융’ 모델과 비슷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은행이 신용도가 일부 부족한 고객을 저축은행이나 대금업체에 소개시켜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저축은행-소비자금융업체가 자회사를 만들어 고객모집, 심사ㆍ대출, 회수를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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