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타이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요.” 36년 동안 국가통계를 담당해온 여성국장이 1급인 통계청 차장으로 승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광의 주인공은 서비스업활동동향 등을 발표해온 김민경 경제통계국장. 여성관료가 1급 자리에 승진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신임 김 차장은 학창 시절부터 통계청 업무와 인연을 맺어온 인물. “어릴 때부터 수학을 너무 좋아한데다 전공 역시 수학과 관련이 깊은 통계학을 하게 됐다”는 것이 김 차장의 설명이다. 이후 소비ㆍ물가ㆍ산업ㆍ인구 등 대한민국의 통계 중 김 차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김 차장은 지난 75년 최초의 여성사무관, 83년 중앙부처 첫 여성과장, 96년 첫 여성국장 등 늘 ‘처음’이란 접두어를 달고 공직생활을 해왔다. 보수적인 한국 관료사회에서 쟁쟁한 명성을 떨칠 만큼 업무추진 능력도 뛰어나다. 일에서는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스타일로 인해 부하직원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상사’로 통한다. 과장 시절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석사학위를, 국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구파로도 소문이 나 있다. 김 차장은 통계를 ‘공기’라고 말한다. 우리가 공기를 마시면서도 공기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듯 통계 역시 그렇다는 것. “통계는 우리 주변의 모든 현상을 말 대신 과학적인 숫자로 설명해준다”고 김 차장은 표현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