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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국영화 관객사랑 흠뻑 받았다
입력2003-12-23 00:00:00
수정
2003.12.23 00:00:00
김희원 기자
우리 영화 시장에서 올 한해 가장 사랑 받은 영화가 한국 영화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별 관객 동원 순위에서 2위에 머물렀던 한국 영화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으며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던 국내 영화 시장도 흑자를 회복했다. 이밖에 제작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관객 점유율은 상승하는 등 한국영화의 강한 면모가 확인됐다.
영화 투자배급사 아이엠픽쳐스가 올 한해 영화시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4편이 개봉한 올해 한국 영화의 투자수익은 총 1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08억원을 손해 봤던 것에 비하면 322억원 늘어난 수치. 한국영화는 지난 2001년 약 400억원(수출액 120억원 포함)의 흑자를 기록하며 만성 적자에서 벗어난 바 있으나 이듬해 81% 가까운 총제작비(2001년 총 제작비는 약 1,273억원) 상승 등을 보이며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섰었다. 아이엠픽쳐스는 올해 해외 수출액이 집계 당시 추정치(2,500만 달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흑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까지 개봉된 한국 영화 중 흑자를 보인 작품은 20편으로 세 편 당 한 편 꼴로 수익을 냈다. 개봉 편수는 전년(76편 개봉)보다 15.8% 줄어들었지만 총매출액은 2,397억원으로 전년(2,010억원)보다 20% 늘어났다. 편당 매출액도 37억5,000만원으로 전년도(26억원)에 비해 44.2% 상승했다.
국적별 관객 동원에 있어서도 한국 영화는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미국 영화에 밀려 국적별 관객 동원 2위를 고수했던 우리 영화는 올해 2,098만 4,160명(48.7%)의 관객을 동원, 1,821만6,710명(42.3%)을 불러모은 미국 영화에 200만명 이상 앞서며 가장 사랑 받은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영화 총 관객 점유율은 서울 관객 기준 48.7%로 잠정 집계,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1년도의 46%를 경신했다. 당초 기대치였던 50%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결과지만 전국 관객 기준으로 본다면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5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아이엠픽쳐스의 분석이다.
이러한 높은 관객 점유율은 상영편수가 전체 개봉작의 28.7%에 불과한 가운데 달성된 것이라 더욱 의의가 있다. 한국영화 작품 당 평균 관객도 27만9,789명으로 30만명(서울기준)을 육박, 외화 평균관객 11만8,754명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했던 외화 평균관객수와는 달리 편당 5만6,000명 가량 증가한 데 힘입은 결과다,
이와 함께 2003년 `흥행 10걸` 중 8편이 한국 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객 100만명을 넘긴 영화도 한국 영화는 3편, 외화는 1편이었다. 근래 주류를 이루었던 코미디 장르 대신 스릴러ㆍ 퓨전 역사물 등이 강세를 모아 장르 편향이 어느 정도 약화됐고 외화 상위 10개 영화 중 우리 수입ㆍ배급사가 담당한 작품이 5편을 차지, 국내 배급사의 선전도 확인됐다.
하지만 순제작비 45억원 이상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급 한국 영화 6편은 `스캔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패, 전체 투자수익률을 감소시키는 주원인으로 부상했다. `튜브` `청풍명월` `내츄럴시티` `천년호` 등 네 편의 손실액은 총 200억원 내외에 달했다.
또한 극장으로 수익구조가 집중되며 `싹쓸이 개봉`이 늘어났고 편당 배급주기가 짧아지며 첫 주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익창출이 불가능해지는 현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저예산 영화 및 예술영화의 개봉이 더욱 어려워져 대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서울관객 기준으로 4,300만명에 달해 2002년에 비해 5.1% 늘어났다. 전국 관객은 약 1억1,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아이엠픽쳐스는 추정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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