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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金基文 포항공대 교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金基文 포항공대 교수'키랄 다공성 결정물질' 세계 첫 개발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제 그 걸음 아무렇게나 하지 말세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반드시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포항공대 김기문(金基文)교수는 이 선시(禪詩)를 좋아한다. 연구실 벽에 붙여 놓고 음미하곤 한다. 최근 한 증권사의 CF에도 인용된 서산대사의 시를 생각하면서 연구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다. 『학생들에게 높은 뜻을 세우라고 항상 주문합니다. 물론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내 자신부터 노력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지요.』 그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국제적 수준의 과학자가 되라는 것. 이제는 세계 유수학회의 초청을 받아 강연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이 나와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金교수는 90년대 중반 초분자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새로운영역에 대한 도전정신이 대학과 유학 과정에서 배운 무기화학과는 동떨어진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했다. 연구에 대한 열정과 초분자화학에 대한 도전은 「키랄 다공성(多空性)결정물질」 개발이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다공성물질안에 빈공간을 반응물질의 크기, 구조, 화학적 성질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성화 되도록 하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또 이 물질이 거울상의 하나의 이성질체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거나 합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誌에 지난 4월27일자로 발표됐다. 국내 화학연구 결과가 이 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처음 있는 일. 이밖에 미국 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과학잡지「C&EN」에도 세번이나 게재됐고 독일의「앙게반테」지의 속표지로 등장할 만큼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학계는 이 연구가 초분자화학분야의 중요한 과제중 하나를 해결한 쾌거로 평가하고 있다. 키랄물질의 합성, 분리를 다루는 키로테크놀러지(CHIROTECHNOLOGY)에 새로운 가능성을 준 연구성과라는 것이다. 金교수가 4∼5년간의 짧은 연구성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연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장수가 되면 병졸보다 앞에 나서서 싸워야한다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했습니다. 매일 새벽 1시까지 연구실을 떠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우리학계도 과학연구사에 남을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단지 연구를 독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급여와 대우가 제공되야 합니다. 서구처럼 학계에 시장원리가 도입되고 경쟁구조로 바뀌어야 국제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처럼 위험성은 크지만 가능성 있는 연구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연구성과를 얻어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金교수는 나노(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물질, 소자를 만드는 나노테크놀러지가 21세기의 문명을 바꿔놓을 기술이라고 전망한다. 金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초분자화학은 모래알 만한 크기에 지금보다 몇 만배 빠른 프로세서나 용량이 큰 메모리칩을 제작할 수 있는 나노테크놀러지 연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金교수는『초분자화학을 바탕으로 분자스위치, 분자메모리 등 신소재를 이용한 신개념의 컴퓨터 개발에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초분자화학은 걸음마 수준이다. 이제 세계적인 연구팀들과 겨뤄 앞선 연구결과를 얻어내는 방법은 노력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직도 스승이 한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젊었을 때는 밥숟갈 놓으면 공부해야 한다」 ◇약력 54년 서울생 76년 서울대학교 화학과 졸업 86년 미 스탠포드대학 화학 이학박사 88년 포항공대 화학과 조교수 부임 97년-현재 지능초분자연구단 단장 97년 자랑스런 신한국인 선정 99년 대한화학회 학술상 박현욱기자H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8/09 19:5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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