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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 미국기업 본국으로 속속 유턴하는데… 돌아오지 않는 한국기업

규제·반기업정서 확산에 해외로 빠져나가기 바빠


해외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해온 애플이 관례를 깨고 미국 내에 생산기지를 만들기로 최근 결정했다. 거대 제조기업의 미국 본국으로의 유턴은 애플뿐만이 아니다. 구글ㆍ모토로라ㆍ포드ㆍGEㆍ메타넥스(세계 최대 메탄올 제조사) 등도 미국 귀환대열에 동참하기로 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한마디로 '노턴(no-turn)'이다. 최근 대기업 유턴 사례는 전혀 없고 중소ㆍ중견업체의 유턴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11일 KOTRA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전문가용 데스크톱 컴퓨터인 '맥프로' 신형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하고 1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KOTRA는 '미국 제조업 분야 본국으로 유턴 기업 지속 증가'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본토귀환을 결정한 굴지의 대기업만 해도 10여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포드의 멕시코 트럭공장, GE의 중국 온수기공장, 메타넥스의 칠레 공장 등이 미국 이전이 최근 결정된 곳들이다.

거대기업의 미국 귀환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부흥정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KOTRA는 분석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리쇼어링(re-shoringㆍ본국유인 정책)이 제2의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유턴은커녕 해외로 빠져나가기에 바쁘다. 지난 2012년 이후 대기업이 유턴한 경우는 전혀 없으며 주얼리 제조회사 20여곳과 신발기업 5개사 등 30여개만 본국으로 귀환했을 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기업의 본토 유턴은 가속화하는데 국내 대기업은 해외투자를 자꾸 늘리고 있다"면서 "기업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유턴이 저조한 것은 국내에서 기업을 하기에 고달프다는 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 재계의 진단이다. 늘어나는 기업규제, 반기업정서 확산 등이 문제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전반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유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기업에 대한 호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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