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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헛다리 짚은 애널리스트

영업이익 2분기째 빗나가 분석력 도마에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ㆍ4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까지 잇따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세와는 다른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8,7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전체 27개 증권사 중 20곳이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적 뚜껑이 열리자 실적 전망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들은 '아차'했다.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보다 많은 10조1,000억원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실적 소식에도 불구하고 정작 삼성전자를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이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지난 2ㆍ4분기에는 실제 실적(9조5,300억원)을 한참 웃도는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더니 이번에는 발표치를 밑도는 전망을 제시한 터라 추세적 판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애널리스트들도 할 말은 있다. 10조원이라는 상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너무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전기전자업종 담당 연구원은 "분기 매출액이 59조원에 이르는 회사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가 실제 영업이익보다 3,000억원 낮은 데 불과한 것으로 이는 비율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며 "투자자들이 너무 10조원이라는 숫자에 매몰돼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판단은 다르다.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를 주요한 투자 판단으로 삼는 펀드매니저들은 2개 분기에 걸쳐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방향성이 빗나간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라는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지 혹은 한풀 꺾일지와 관련한 중요한 투자 판단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실적 전망치의 방향성이 직전 분기와 다르게 나왔다는 점은 해당 종목의 전문가라고 인정받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분석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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