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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개혁1년의 평가
입력1999-02-28 00:00:00
수정
1999.02.28 00:00:00
鄭泰成(언론인)「국민의 정부」가 지난 1년동안 벌린 개혁성과를 놓고 어떤 사람은 아주 잘했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말한다. 국내의 평가도 그러하고 해외의 평가도 또 그러하다. 신기한 것은 잘했다, 미흡하다는 평가만 있고 잘못 개혁했다는 평가는 없다는 점일것이다.
개혁이 잘못됐다는 평가가 제기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지난 1년동안 우리가 처한 매우 특수한 사정때문일 것이다. 경제위기가 즉 그것이다. 개혁은 싫든 좋든 기존질서와 기득권을 파괴한다. 「개혁 희생자」를 만들어 낸다. 지난 1년의 개혁도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그런 많은 희생자들이 내심이야 어떠하든 드러내놓고 개혁을 반대하거나 비판하지 못한 것은 그들이 대부분 경제위기를 초래한 책임에 직·간접으로 연루되어있다는 세간의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위기가 개혁 비판의 입을 틀어막은 꼴이다. 어떤 이유로든 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곧 경제위기를 부채질하는 짓이라는 주장이 실제로 세상을 압도하기도 했다.
또 지난 1년의 경제위기는 더 추락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조치든간에 위기개선에 도움이 되었을망정 해가 되는 일은 없었다. 외국의 도움도 컸다. 누구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지만 그러나 스스로 얻는 교훈보다 주변의 충고가 훨씬 값진 경우가 많다. 개혁을 위해서는 모델과 경험이 요구되는데 이런 점에서 지난 1년 우리는 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난 1년의 개혁에대한 평가가 어떻든 대체로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개혁이 성공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개혁이 성공하기 어려운 첫째 이유는 개혁을 강화할 수록 희생자가 많아진다는데 있다. 희생자의 수가 많아지면 잠시 입을 봉하고 있을지는 모르나 언젠가는 개혁반대의 대열에 서게된다.
노동단체가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것이 그 첫 조짐이다. 지금의 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의도한 일은 아니겠지만 고용사정은 점점 더 나빠진다. 노동계의 반발도 따라서 거세어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로는 타협도 필요하게 된다.
개혁이 성공하기 어려운 두번째 이유는 개혁내용이 반드시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외국의 모델과 경험을 빌리는 개혁도 그 예외는 아니다. 지금 당장에는 절실하게 요청되는 개혁이라 할지라도 장래에까지 그 유용성이 미치리라는 보장은 없다. 대부분의 경험은 그 반대에 가깝다. 개혁은 그래서 또 개혁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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