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환율급락 불구 약세로 마감…영향력 떨어져<br>"국내외 경기지표 회복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 전망<br>"경기선행지수 바닥" 제기에 2분기 시장안정 기대 '솔솔'
국내 증시의 화두가 환율에서 펀더멘털의 개선 여부로 전환될 움직임이다. 한동안 증시를 쥐락펴락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코스피지수도 어느덧 경기의 흐름에 좌우될 수준(1,100중반)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설 경우 다시 악재로서 위력을 발휘할 수는 있지만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경우 주가에 대한 영향력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앞으로 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신호에 따라 보다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2ㆍ4분기에 대한 높은 기대를 표시하기도 한다.
◇증시에 대한 환율 영향력 떨어져=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0.57포인트(0.05%) 하락한 1,125.46으로 장을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무려 43원이나 떨어졌지만 이전과는 달리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환율 급락에도 약보합세에 그쳤다. 지난달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대 이상에서는 환율이 오르면(내리면) 코스피지수가 내리는(오르는) 역(逆)상관관계가 극명하게 되풀이됐다. 그러나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내려앉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달 이후 내부적으로는 ‘3월위기설(說)’, 외부적으로는 2차 금융위기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ㆍ달러 환율을 1,600원대까지 치솟게 만들었으나 그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코스피지수를 1,100선대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락은 외환시장의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뜻”이라며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이상 증시 모멘텀으로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표 개선 여부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듯=증시는 앞으로 환율 움직임보다는 국내외 경기지표 회복 여부에 보다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대에서 1,120선까지 치고 올라오자 이제는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1,158선) 돌파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환율 하락에 따른 자율 반등 성격이 강했다면 1,100 중반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기지표 개선 기대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표되는 실물경제 지표들이 이전보다 개선되거나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제조업지수와 소매판매 증가율은 2개월 연속 발표치가 예상치를 넘었고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과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기 시작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희석될 경우 앞으로 경기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선인 120일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시 2ㆍ4분기에는 안정’ 기대감도 솔솔=금융시장 환경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는데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2ㆍ4분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12개월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지난 1월 말 전월 동기 대비 4.49% 하락한 후 이달께 저점을 형성하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하락했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의 최근 하락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2ㆍ4분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금융시장 불안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면 글로벌 주식시장은 2ㆍ4분기에 예상 외의 ‘빅 랠리(Big Rally)’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기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시장 밸류에이션과 지난해 말 이후 경기급락으로 연기됐던 수요는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 2ㆍ4분기에는 증시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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