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내의기업 쌍방울이 패션 유통기업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법정관리 졸업(2002년), 대한전선 계열사 편입(2004년) 등의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전 직원 사표 파동 등을 겪어왔던 쌍방울은 1일 신임 이호림 사장 주재의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련의 체질 개선 작업을 바탕으로 향후 소비자 중심의 경영에 사활을 걸 뜻을 밝혔다. 피자헛코리아 대표이사, 월마트 코리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유통전문경영인 출신 이 사장은 “이제 내의산업은 생필품 제조업이 아니라 패션 유통업”이라며 “경영 정상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만큼 (장치 산업에 가까웠던) 생산자 중심 경영 시대를 종식하고 소비자의 감성과 니즈에 민감한 브랜드파워를 만들기 위해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쌍방울은 내의ㆍ란제리 등 핵심 브랜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 수익 구조의 틀을 새로 짜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12월 기업의 근간이자 매출 기여도가 높았던 방직, 원사 분야를 분사시켰다. 또한 19년간 전개해 온 청바지 브랜드 ‘LEE’의 라이센스 계약을 종결시켰으며 준비 중이었던 이지 캐주얼 및 해외 브랜드 도입 계획도 모두 잠정 유보했다. 김창린 관리담당 상무이사는 “향후 2~3년 간 트라이, 이끌림 등 대표 브랜드의 역량을 강화하고 책임 경영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쌍방울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전문점을 시범 운영하는 등 내의 산업의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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