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광복 70주년 사면 논의와 관련해 "최태원·김승연 회장에게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하게 소청드린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박 회장은 2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일반 국민에 대해 사면이 검토된다면 기업인도 응당 대상이 돼야 한다. 기업인이라고 빠진다면 그건 역차별이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머지 처벌을 이행하는 것보다 좀 더 모범적인 기업을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면서 "아시다시피 최태원 회장, 김승연 회장에게 기회를 줘 그런 대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 공격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방어장치를 요구했다.
박 회장은 "인수합병(M&A)은 기업 성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방법이다. 선진시장에서는 적대적 M&A까지 자유롭게 일어나는 게 현실"이면서도 "그러나 이윤추구와 시세차익 목적으로 공격하는 헤지펀드까지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기(헤지펀드 공격)에 대해서는 경영권 방어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한편으로 "우리 기업도 (공격의)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나 되짚어봐야 한다"며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지만 기업 상황에 맞는 거버넌스를 선택하고 끊임없이 선진화할 수 있는 자정노력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도 이를 격려하고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은 2년 정도 남았다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전 세계에 적용되니 회복기가 조금씩 늦춰지는데 재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인 향후 2년 정도에 상당히 많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새로운 저성장의 시대 '뉴노멀'에 대한 대처도 권고했다. 역대 정부가 수차례 추진해온 동일 과제가 아직도 테이블에 수두룩하게 올라 있다고 했다. 규제개혁, 서비스 산업 발전, 노동 선진화 등의 국가 어젠다와 장기 어젠다를 말한다.
박 회장은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좀 느리다 싶지만 결국 보면 대부분 다 장기 이슈인 것 같다"면서 "정부가 단기부양책도 쓰지만 장기 어젠다를 제대로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박 회장은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 "비과세 감면으로 대부분 다 시행됐다고 본다. 지난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로 34조원이 줄었을 텐데 이번 정부에서 비과세 감면 축소로 세수가 32조원 다시 늘었으니 거의 회복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세 인상 얘기가 자꾸 나오지만 현 정부로서는 비과세 감면 축소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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