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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케팅’ 고객도 구조조정해야 기업회생

■ 디마케팅 김민주 지음/ 미래의 창 펴냄 `고객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내부 고객이라 할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대부분이라 직장인들에게 불만과 저항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통 기업들의 상위 20%의 고객이 기업 수익의 80%를 창출해 주고 하위 40%의 고객은 이익은커녕 비용만 발생시킨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금융, 유통 등 서비스 업종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최근의 카드사 부실 문제도 실상은 현금 서비스 등을 받은 소비자들이 원리금을 제 때에 갚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회원 수 늘리기도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책 `디마케팅`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내부가 아닌 외부의 고객을 상대로 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매출과 고객 수를 늘리는 외향적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고 비용만 발생시키는 하위 고객들은 과감히 걸러내야 기업 생존과 지속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저자는 상위 고객(VIP)을 관리하는 귀족마케팅과 함께 하위 고객들을 잘라내는 디마케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 구조조정`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이 개념은 `고객 과잉`시대의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디마케팅(de-Marketing)은 지난 71년 필립 코틀러와 시드니 레비가 주창한 개념으로 기업이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고객의 수요를 의도적으로 줄여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활동을 말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통상적인 목표가 돼 온 이윤 극대화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시장점유율을 맞추기 위해 64만명의 가입자를 잘라 내고도 일년후 순이익이 오히려 70% 증가하는 성과를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가 특히 경기침체기에 디마케팅을 강조하는 것은`지금은 과거처럼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에 만성적인 초과공급 압력이 존재하는 한 고객들의 일시적인 초과수요는 단기적으로 매출이나 이익 증가를 가져올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경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됐다. 첫 장에서는 디마케팅의 개념과 이론이 소개되며, 2~4장에서는 디마케팅의 유형을 수익형, 공익형, 기타(강제규제, 수급조절 등)로 나누고 은행, 카드사, 인터넷업체, 홈쇼핑업체 등의 수익형 디마케팅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3장에서는 사회적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강원랜드의 도박중독센터 운영 등 국내외 기업들의 공익형 마케팅 활동이 소개된다. 마지막 5장에서는 고객중심의 디마케팅을 위한 몇가지 유의사항 등이 제시된다. 한국은행과 SK를 거쳐 현재 마케팅 컨설팅업체 리드앤리더의 대표로 있는 저자는 “마케팅의 개념을 너무 좁게만 봐서는 안된다. 영리한 기업들은 이미 상시적으로 디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며 “디마케팅을 일시적인 패션경영으로 보지 말고, 하려면 용기있게 하고, 안하려면 반대로 공격적인 고객 유치활동을 펴는 등 신축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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