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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하나 제때 못옮기다니…"

李당선인, 관료들 '책상물림식 정책' 또 질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규제개혁과 관련해 “선거 때 목포 대불공단에 가봤는데 공단 옆 교량에서 대형 트럭이 커브를 트는데 폴(전봇대)이 서 있어 잘 안 됐다. 그 폴을 옮기는 것도 몇 달이 지나도록 안 됐다”며 관료들의 ‘책상물림식 정책’을 다시 한번 질타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후보 시절 방문했던 목포 대불공단의 에피소드를 이렇게 소개하면서 “산업자원부 국장이 나와 있어 물어봤더니 ‘도(道)도 권한이 없고 목포시도 안 되고 산자부도 안 되고 서로 그러다 보니 폴 하나 옮기는 것도 안 된다. 아마 지금도 안 됐을 거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사무실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기업하는 사람들은 믿지도 않고 웃는다”면서 “지방에 가서 한번 들러보려고 한다. 말로 하면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책임자가 현장에 들러야 한다”고 역설한 뒤 “살아 있는 정책을 써야 투자가 된다. 자리에 앉아서 페이퍼만으로 하면 안 되고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현장중심의 정책 마련을 재차 주문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올 상반기, 하반기 이런 식의 계획은 디지털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러면 컴퓨터를 쓸 필요도 없다”며 “월별 계획을 짠 뒤 첫째 주, 둘째 주 계획을 짜고 첫째 주도 며칠까지 하는 이런 식이 돼야 한다“며 세세한 규제개혁 로드맵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과거 현대건설 근무 당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경험을 거론하며 “말레이시아는 외국인이 투자하겠다고 하면 일주일 만에 다 된다”며 “빠른 시간 안에 정리해 국민과 기업이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자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예산 감축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잊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정치적 이유로 예산을 골고루 나눠주는 관행 때문에 오히려 낭비가 더 심하다”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진수희 정무분과 간사는 “과거 5년 동안 감사원이 지적한 8,000여건의 회계 분야 지적사항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ㆍ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사례가 200여건에 이르렀다”며 “이를 종합분석해 향후 예산편성 및 집행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1월 말까지 예산편성 및 집행지침서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 간사는 특히 “군산ㆍ장항 토사 매립지 건설은 관계부처의 협조 미비와 근시안적 예산집행 관행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고 사업을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오는 2010년 이후 군산ㆍ장항의 항로준설공사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버리기 위해 새만금 인근에 토사 매립지 건설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사업비만 1,68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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