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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D램 반독점조사 자국에 毒될수있다
입력2002-06-24 00:00:00
수정
2002.06.24 00:00:00
WSJ "시장질서 교란… 美비교우위타격" 전망
미 정부당국의 반도체 업계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오히려 미국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전세계 관련업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사설을 통해 이번 반독점 조사가 시장질서를 교란하면서 미국 기업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타이완의 언론들은 반독점 조사 이후 오히려 D램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가 반도체 업체에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일단 D램 가격이 너무 높았던 게 문제인지 아니면 너무 낮았던 게 문제이지 조차 미 정부당국이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번 조사가 D램값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컴퓨터 업체들을 돕기 위해 실시됐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한국의 하이닉스 반도체를 고사(枯死)시키기 위해 업체끼리 단합해 가격을 낮춘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다 올 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저널은 목적도 명확하지 못한 이번 조사가 결국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에 따라 국제적 분업구조를 갖춘 반도체 시장을 교란시키면서 미국에 큰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미 램버스와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삼성ㆍ인피니온 등이 자신의 강점에 기초한 분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양측은 윈-윈 전략을 펼치며 자원을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게 저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에 섣불리 칼을 갖다 덴 이번 반독점 조사는 결국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미국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를 흔들 수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이어 시장질서를 관료주의로부터 보호하는 게 미국 대통령의 중요한 임무라면서 이번 반독점 조사가 더 이상의 피해를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타이완 언론들은 이번 조사가 D램 가격회복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메이저 D램업체들이 하이닉스 등을 시장에서 내몰기 위해 가격을 의도적으로 인하했다고 전제한 뒤 이번 미 법무부 조사로 이런 정책을 계속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지난 19일 미국 법무부의 반도체업계 조사 관련보도가 나온 이후 아시아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가격은 사흘만에 평균가 기준으로 0.16달러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계절적 요인과 결합, 3ㆍ4분기 가격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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