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장사를 만나러 오셨으니 우선 물부터 드려야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만난 심학섭(43) 진행워터웨이 사장은 인사를 나누자 마자 물 한 잔을 권했다. 그가 말하는 '물 장사'가 생수를 판다는 얘기는 아니다. 진행워터웨이는 급수관의 부식이나 물때 등을 방지해 주는 정수장치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수질관리 전문기업이다. 그가 개발한 물리적 정수장치인 '스케일부스터'는 전국 100여 곳의 시군구 상수도에 설치돼 국민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스케일부스터는 화학적인 약품처리나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도 수도관 내부의 녹이나 스케일, 부식을 없애고 면역력 강화 영양소인 아연을 물 성분에 보충해 주는 이온화 수처리기다. 세계 63개국의 특허 및 인증을 받은 이 제품은 독일에서 대학을 나오고 거주하던 심 사장이 현지에서 먼저 사업화해 독일의 100대 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제품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스케일부스터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0년, 국내에 난무했던 50여개의 수처리 제품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초토화되고 수처리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던 시절이다. "혼자서 250만원짜리 중고차 한 대를 끌고 전국을 다니면서 국내 영업을 시작했죠. 사기꾼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특허와 해외 국가기관의 검증을 내세워 차근차근 원리를 설명하고, 효과를 확인한 뒤에 구매하는 조건으로 시범설치를 하면서 전국의 공장과 지자체를 돌았습니다." 심 사장과 여직원 혼자서 고군분투한 끝에 처음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것은 2002년, 무려 3년에 걸쳐 배관관리에 따른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한 광양시가 스케일부스터 본격 설치에 나서면서부터다. 이를 시작으로 스케일부스터는 전국의 상수도에 깔리기 시작해 현재 163개 가운데 100여곳의 시군구, 총 500여 곳 이상의 상수도에 설치돼 있다. 이 밖에 청와대를 비롯한 2만여 곳의 관공서와 삼성전자, 포스코, 신도리코 등 3,000여 곳의 공장, 병원, 학교, 목욕탕 등 전국에 스케일부스터게 설치된 곳은 5만 곳이 넘는다. 심 사장은 "올해부터는 국내에서는 아파트와 신축 빌딩, 신규 상수도 등을 주요 타깃으로 할 예정"이라며 "노후 아파트의 배관을 교체하는 데 가구당 400만원이 소요되는 반면 스케일부스터를 설치하면 20만원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해외 영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미 독일 수상관저와 BMW, 혼다, 알리안츠 등 세계 30여개국의 30만여 곳에 설치돼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영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물리적 수처리기로는 최초로 음용수 허가를 취득, 중국 시장 확대의 기반을 다졌다. 그는 "지금은 상수도 등 공공설비와 민간시설, 해외 시장의 매출비중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해외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진출한 정수기 사업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스케일부스터를 탑재해 미네랄 함량을 극대화시킨 직결방식 정수기 '그린비'는 우리 몸과 동일한 pH농도 7.4~7.6의 약알칼리성 물을 제공해 주는 제품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30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정수기 시장에서 지난해 8억원에 이어 올해는 3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 사장은 "물을 마셔보고 좋으면 소비자들이 찾게 돼 있다"며 "렌탈 없이 판매만을 하는 그린비 구매 고객 가운데 반품은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다. 렌탈사업 없이 판매만으로 승부를 벌이는 그린비가 시장을 키워가는 데는 기술력에 더해 진행워터웨이 특유의 마케팅 시스템도 한 몫 하고 있다. 심 사장은 대리점 대신 각 지방의 중소기업 사장들을 지사화하는 방식으로 전국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자신의 회사와 지사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구축한 국내 지사망은 그린비 지사 40개를 포함, 약 100곳에 달한다. 해외에도 말레시이아, 베트남, 폴란드 등 30여개의 지사망이 구축돼 있다. 심 사장은 "정수기 사업과 스케일부스터 사업의 지속적 확대로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110억원에서 올해 160억원, 내년에는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수처리부터 마시는 물까지 물에 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사장은 "누구나 바라는 것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근원이 바로 물인데, 가장 사소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물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배관 관리를 통해 수돗물을 살리고, 몸에 좋은 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수질관리 전문기업… 정수기 사업 발 넓혀 진행워터웨이는 심학섭 사장이 지난 94년 독일 및 영국 엔지니어와 공동개발한 스케일부스터를 제조, 설치하는 친환경 수질관리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지난 95년 이미 세계특허 등록을 마치 스케일부스터는 배관 속 녹이나 스케일, 물때를 제거, 방지해 주고 부식과 누수를 방지해 주는 신개념 수처리시스템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8년에는 수질개선 기술력을 살린 직결정수기 '그린비'를 선보이며 정수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물에 대한 연구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정수기에 이은 신사업으로는 농산물 재배ㆍ가공사업을 준비 중이다. 심학섭 사장은 농약 사용 없이 몸에 좋은 성분 함양을 높인 농산물 및 건강기능성 식품을 선보이기 위해 자회사인 진행생활건강을 통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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