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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마케팅/이질제품 함께팔기 “고객만족”(신마케팅 전략)
입력1997-08-27 00:00:00
수정
1997.08.27 00:00:00
백재현 기자
◎주유소한쪽 생활용품·미니영화관 등 인기/차영업소·컴퓨터대리점 이동통신 취급도/“약점보완장점강화 효과” 급속확산 추세은행원인 K씨는 퇴근 길에 기름을 넣기 위해 단골 주유소를 찾았다.
기름을 넣는 동안 그는 주요소 옆에 마련된 편의점에 들러 아내가 적어준 대로 세제와 화장지, 식용유 등 생활용품을 구입한다. 요금은 카드로 기름값과 함께 계산된다. 요즘 주유소의 새로운 풍경이다. 이제 주유소는 더이상 「기름만 넣는 곳」이 아니다.
LG칼텍스정유는 26일부터 전국의 국도와 고속도로 주변 주유소에서 지역농산물을 판매하기로 했다. 주유소 한켠에 무료로 부스를 설치해 지역 농민들에게 개방한 것. 기름을 넣으며 지역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주유소의 생활서비스 강화를 위해 이같은 매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지역농민들은 보다 좋은 판매공간을 확보하게 됐고, 그동안 도로변에 좌판을 벌여 놓고 농산물을 팔면서 겪었던 교통사고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한가지 제품을 판매하던 매장에 전혀 이질적인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마케팅기법이 붐을 이루고 있다. 「코(Cooperation)마케팅」「복합마케팅」 이다. 『모아라. 그러면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길이 생긴다』는 복합화와 「윈윈전략」의 전형을 보여주는 마케팅 기법이다.
LG칼텍스 뿐만 아니다. 유공도 편의점을 운영하며, 한화에너지는 농산물, 현대정유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전대리점에서도 복합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LG전자가 운영하는 하이플라자에서는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 외에 필름, 배터리와 같은 생할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미니영화관이 설치돼 있어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영화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PC나 요리교육도 받을 수 있다. 가전매장이 쇼핑공간과 생활중심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영업소, 컴퓨터대리점, 정수기매장 도매점 등이 이동통신 고객모집 장소로 그 영역을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 대우자동차판매점과 웅진코웨이 취급점에서는 한국통신프리텔, 현대전자의 대리점에서는 LG텔레콤, 한솔PCS는 우체국과 농협, 청호나이스 매장을 통해 예약자 가입을 받고 있다.
최근의 복합마케팅은 기존의 수익중심에서 고객만족 차원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유소에서 쌀을 팔고, 가전대리점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하나더」를 주기위한 서비스 전략이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빨라지는 환경변화 추세에서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을 사기 위해 여러 장소를 들리지 않는다. 또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한 기업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하기 보다 서로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강화하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복합마케팅은 이런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제도로 각광을 받으면서 앞으로 전산업계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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