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의 법률 파수꾼] (6)공정거래위원회

`경제검찰의 중추`

공정거래위원회의 법무인력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현직 부장검사인 박장수(40) 송무기획단장과 이호영(37) 미국 변호사를 축으로 한 송무기획단(9명)과 실무부서에서 근무하는 김성만(43) 전자거래보호과장 등 13명의 변호사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올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신참 변호사가 3명 가담해 변호사(검사 포함)는 모두 1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공정위는 IMF 이후 재벌개혁과 공정거래 수호 차원에서 불공정거래 기업들에 과징금 처분규모를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소송에 휘말리는 건수가 크게 늘어 기존 법무인력들을 대폭 충원, 지난 2001년 송무기획단을 정식 출범시켰다. 또한 국내와 해외 기업을 막론하고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추세에 맞춰 미국 변호사도 5명이나 확보했다.

기획단이 현재 진행하는 부당내부거래 관련 소송 건수는 120여건(과징금 4,083억여원)으로 약 80%대의 승소율(선고 기준)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의뢰를 받은 김&장, 율촌, 우방, 세종 등 대형 로펌들과 상대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는 괜찮은 수준”이라는게 박장수 단장의 인식이다.

실례로 공정위는 SKㆍLGㆍ현대정유ㆍS-오일 등 정유사들이 입찰에서 서로 짜고 들러리를 세우는 수법을 적발, 총 7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소송을 당했으나 1년6개월의 공방끝에 승소할 수 있었다. 또 포스코(구 포철)와 현대하이스코간 자동차 강판용 핫코일 분쟁과 관련, 하이스코에 핫코일 판매를 거부한 포스코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를 금지했다가 소에 휘말렸으나 수백페이지의 준비서면을 주고받는 공방끝에 승소했다. 지난해에는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외국기업들이 서로 담합, 우리 기업들에게 흑연전극봉(용광로의 쇳물을 녹임)을 비싸게 파는 것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는 외국기업들이 해외에서 담합, 국내 기업에 손해를 끼친 사건을 처벌한 최초의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모두 평소 해외 주재관이나 인터넷, 견학을 통해 미국ㆍ일본ㆍEU 등의 판례나 자료를 풍부하게 수집한게 도움이 됐다고 기획단은 진단하고 있다.

기획단은 또 공정위의 정책 조치들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새로운 법 적용분야인 카르텔에 대한 역외적용, 소송으로 비화하는 기업결합 사건, 다수 피해자의 보호에 관한 공익 소송제도등에 대해 사전에 충실한 법적 자문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다수의 변호사(미국 변호사 포함)들을 송무기획단이나 공정거래(관련)법을 집행하는 실무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변호사별로는 이호영 송무담당관(미국 변호사)이 행시 패스 뒤 행정자치부를 거쳐 국가인권위 과장으로 근무하다 공정위에 합류했다.

실무부서의 경우 김성만 전자거래보호과장이 최고참으로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법대를 졸업한 그는 행시와 사시 양과를 합격했으며 국무조정실 근무경험과 미국 변호사 자격도 갖추고 있다. 송상민(39) 약관제도과장도 서울법대를 나온 미국 변호사로 불공정약관 시정과 표준약관 제정ㆍ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역시 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변호사 자격을 딴 전태환(38) 사무관은 방문판매, 다단계 판매, 전화권유 판매 분야에서 소비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성대 법대 출신의 엄기섭(42) 서기관은 시장지배력 남용, 부당내부거래 등 위원회 심결 보좌와 피심인의 이의신청을 담당하고 있다. 구상모(38) 사무관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불공정하도급거래 관행 근절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고대 법대 출신의 김근성(31) 사무관은 출자총액제한, 상호출자 금지 등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방지와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여변호사의 경우 이대 법대 출신의 배현정(33) 사무관이 불공정약관 시정과 표준약관 제정업무를, 연세대 법대를 나온 심주은(28) 사무관이 카르텔, 거래거절 등 일반 불공정 거래 근절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입사한 변호사들을 보면 김현철(31ㆍ건국대 법대졸) 사무관이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심사 및 규제업무를, 김의래(34ㆍ연세대 법대졸) 사무관이 불공정약관 시정과 표준약관 제정업무를, 오세영(34ㆍ서울대 국제경제학과졸) 사무관이 불공정약관, 허위ㆍ과장 표시광고 등 위원회 심결보좌와 이의신청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이석준(44ㆍ부산대 법대졸) 미국 변호사가 표시광고과장을 거쳐 휴직한채 로펌인 김&장에 파견돼 있으며, 박정원(41ㆍ서울법대 졸) 서기관이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로스쿨에 유학중이다.

<고광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