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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앞둔 인천제철 "속탄다"
입력2000-01-25 00:00:00
수정
2000.01.25 00:00:00
정문재 기자
인천제철은 강원산업과의 법적 합병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유중인 현대계열사 주식을 모두 처분, 현대그룹에서 분가할 예정이다.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두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정몽구(鄭夢九) 현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개인 대주주나 계열사들이 보유중인 인천제철 보유지분을 축소, 1대 주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해야 한다. 또 다른 조건은 인천제철이 보유중인 현대계열사 지분율을 3%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의 합병으로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대주주는 채권단이다. 통합법인에 대한 채권단의 지분율은 29%인 반면 鄭회장이나 다른 현대계열사의 지분은 모두 15%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에 대해 현대그룹의 개인 대주주나 계열사들은 제1대 주주로서의 지위를 자동적으로 상실하게 된다.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의 합병등기일은 오는 2월29일. 따라서 3월1일부터는 인천제철의 현대계열 분리를 위한 한가지 조건은 충족된다.
그러나 인천제철은 현대계열사 주식매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제철이 3% 이상의 지분을 보유중인 현대계열사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정공. 인천제철의 기아자동차 지분율은 10.3%, 현대정공 지분율은 19.4%에 달한다. 이밖에 인천제철은 현대건설· 고려산업개발· 대한알미늄 등 상장계열사와 함께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정유 주식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인천제철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기아차나 현대정공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주식도 모두 처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빚어진 주가차별화 현상으로 보유중인 현대계열사 주식이 속락세를 보이자 인천제철의 주식매각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한때 1만5,000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들어 7,000원선 내외에 머물고 있다. 물론 인천제철의 기아차 평균매입단가는 주당 5,100원 수준으로 당장 기아차 주식을 매각해도 매매손실은 입지 않는다. 또한 지난해 1만7,000원에 육박했던 현대정공 주가도 최근에는 6,000원선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사정은 현대건설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 주식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계열분리를 위해 주식을 처분해야 하지만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져 있다는 게 인천제철의 고민거리다. 헐값에 주식을 처분할 경우 계열분리라는 목표는 실현할 수 있지만 재무구조개선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계열분리」와 「재무구조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까를 놓고 인천제철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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