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책연구소인 산업기술연구소(ITRI)가 LG전자를 상대로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RI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TRI는 이번 소송에서 LG전자가 LCD 광시야각 기술인 IPS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IPS는 LG전자가 휴대폰ㆍTV 등 LCD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고 있는 기술로 ITRI는 소장에서 스마트폰 옵티머스G 등이 침해 대상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ITRI는 지난 2012년 LG전자를 상대로 LED 기술을 침해했다며 특허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소송에서 ITRI는 LG전자가 특허 사용료를 내지 않고 LED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법원 등은 LG전자가 ITRI의 LED 기술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ITRI가 2012년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에 이어 최근 LCD 기술 침해를 이유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한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TRI는 최근 들어 LG전자뿐 아니라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침해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특허업계 관계자는 "대만 ITRI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침해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ITRI가 특허괴물화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TRI는 대만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이며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특허괴물 등 외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국제특허 분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총 210건으로 지난해 동기의 91건보다 130.8%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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