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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증권시장과 외국인투자
입력1999-03-15 00:00:00
수정
1999.03.15 00:00:00
한국증권업협회 이상훈 이사우리 증권시장은 지난 92년 최초로 외국인에게 시장을 개방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외국인 투자한도를 확대해 왔다. 그동안 투자한도 확대는 조금씩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우리경제가 외환위기를 겪었던 97년말 이후 외국인투자한도는 크게 확대돼 98년 5월부터는 일부 공공적 법인의 주식을 제외한 모든 주식에 대한 투자한도를 전면 자유화 했다.
투자한도완화와 함께 주식시장에서 92년부터 98년말까지 약 18조원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시장개방후 가장 많은 규모인 6조원에 달하는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었던 것은 주식시장의 각종 외국인투자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정부 및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과 경제상황 호전 및 국가신용도 상승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금의 증가가 우리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상장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기업공개 등으로 약 27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물량공급이 예상된다. 하지만 공급물량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국내수요는 매우 제한적이며 따라서 더욱 많은 규모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의 상황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투자유치를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거나 이런 노력의 중요성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와 관련, 이젠 외환걱정은 안해도 될 시점이니까, 또는 우리 기업들이 외국인에 의해 지배돼 경제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으니까 하는 우려도 종종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보유비율이 많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98년말 시가총액대비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비중은 2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교역량과 경제규모, 그리고 개방정도를 선진국과 비교할때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현재보다 많이 높아져야 한다. 더욱이 외국인 주식투자가 완전 자유화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주식보유비율이 시가총액대비 30%정도까지는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증가는 외국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촉진시키고 기업의 지배구조나 회계제도 등 제반 자본시장제도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건전성 증대 또한 외국인투자가 기여할 수 있는 주요 혜택중 하나이다.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부문 부실채권 정리, 기업부문에서는 철저한 공시와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자본주의 개념 도입, 시장부문에서는 각종 선진제도의 시의적절한 도입을 통하여 경쟁을 증대시키고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것은 외국인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활발한 유치활동이 전개돼야 한다.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외자유치는 직접투자보다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유치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유치활동은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각 경제단체 및 기업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계획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투자유치활동을 위한 대상을 선정하고 대상기관의 투자성향과 목표에 부응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구체적인 투자유치활동(TARGET MARKETING)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현지 방문을 통한 투자유치활동 못지않게 기존 외국인투자가 및 잠재 투자가에게 한국 경제 및 증권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활동(IR)도 중요하다. 이런 활동은 각 경제단체 및 증권회사와 같은 투자전문 금융기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통해 조직적이고도 신뢰성을 가진 모습으로 다양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주주를 위한 투명경영 정착, 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 각종 위험회피수단 구축을 통한 증권시장 선진화와 같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이런 국내적인 노력들이 적극적이고 다양한 투자유치활동과 조화를 이룬다면 올해는 98년보다 더욱 많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 우리 증권시장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활발한 유입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며 외국자금의 유입을 통하여 증권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이루어야 실물경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앞으로 증시의 발전방향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최종 결론은 뭐니뭐니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이고도 효율적인 유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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