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기업인 쯔광그룹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 기업이 반도체 시장에 진출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쯔광집단이 마이크론을 실제로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이 D램(RAM) 사업에 관심을 나타낸 만큼 앞으로 반도체 산업 내에서 이 같은 우려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3.24%(4만1,000원) 하락한 122만5,000원에, SK하이닉스는 6.66%(2,700원) 급락한 3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위와 4위인 두 종목이 하락하자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0.11% 하락한 2,059.23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중국 국영기업인 쯔광집단이 미국 마이크론에 주당 21달러, 총 230억달러(약 26조2,000억원) 규모에 인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마이크론의 종가인 주당 17달러60센트 대비 19.3%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의 기업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쯔광그룹이 실제로 마이크론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시장이 과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쯔광그룹이 마이크론을 실제로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쯔광그룹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마이크론 주주들이 수용하기에 턱없이 낮고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는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중국 기업들이 D램 사업에 진출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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