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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을 치는가
입력1998-11-27 00:00:00
수정
1998.11.27 00:00:00
캉드쉬IMF총재는 한국경제가 전환점에 접근하고 있으며 내년중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한국은 성장곡선의 변곡점을 통과했을지 모르며 수개월내에 경기가 저점에 이를 것임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얼마전 미국 정부와 학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이 한국의 개혁에 대한 찬사와 함께 밝은 전망을 내놓은데 이어 나온 평가여서 대외신인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지표로 보면 침체 경기가 바닥권에 다달았다는 예측이 가능할법 하다. 환율이 안정되고 외환보유액이 넉넉하며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경상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보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이 하강을 멈추고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기관의 낙관적인 전망도 이같은 숫자를 근거로 하고있다.
그러나 좀더 따져보면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우리 경제가 좋아져 보이는 것은 경쟁력이 향상되고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언제든지 나빠질 수 있는 신3저같은 외생변수 덕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해외환경은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경제는 내년에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경제는 불투명하다.
나라안도 불확실 요인이 잠복해 있다. 수출은 여전히 둔화된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자본재 수입의 감퇴, 소비와 투자의 부진, 기업 경영마인드의 실종 등 복병이 널려있는 것이다. 이런 때엔 낙관론에 취해 치열한 구조조정과 고통분담 의지를 해이하게 할 일이 아니다. 경제를 살리는데는 적당한 긴장을 바탕에 깔고 개혁의지를 다져야 하는 것이다.
설사 경기가 바닥을 쳤다하더라도 L자형이 될 가능성이 없지않다. 지수는 그럴듯한데 체감경기는 계속 바닥을 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더욱 마음을 놓지말아야 할 것은 해외 기관들의 낙관이나 찬사가 빚쟁이들의 숨겨진 속셈을 담은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잘된다 잘한다는 말은 채무자에게 희망을 심어 빚을 받아내기 위한 빚독촉의 변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낙관론에 젖어 일을 그르치기보다 그 뒤에 담겨진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경고는 다름아닌 기업과 금융시스템의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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