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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반도 여행기
입력2002-10-31 00:00:00
수정
2002.10.31 00:00:00
중국 산둥(山東)반도는 한반도와 지척이다. 산둥반도 동단과 한반도를 일직선으로 이으면 거리가 174Km에 불과하다. 산둥반도 동단에는 중국의 떠오르는 도시 룽청(榮成)시가 있다. 경기도 평택항에서 대룡호를 타면 룽청시 룽옌(龍眼)항에 간다. 작년 10월에 열린 이 항로는 거리가 210해리(388.5Km), 한.중을 잇는 10개 화객선 항로 중 가장 가깝다. 나는 한.중 1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방문단을 따라 이 항로로 중국 산둥 땅을 밟았다. 도착지점인 룽옌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초라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비해 넓고 산뜻하고 편리했다. 산둥의 시샤커우(西夏口)기업집단이 대룡호 첫 취항에 맞추어 작년 10월에 완공한 시설이다. 건설비는 한화로 쳐서 약 40억원. 중국에서 유일한 민자 국제부두이다. 이 한 가지를 보아도 중국이 지금 달리고 있음을 실감한다. 우리 기억에 남아있는 중국 산둥인은 청요리와 짜장면을 팔던 빈한한 노동자 쿠리(苦力)의 후예이다. 지금은 천만의 말씀이다. 산둥인들은 빠른 속도로 뛰고있다. 산둥성은 중국에서 광둥성 다음으로 부유한 성이되었다. 룽청시는 작년에 매출 수입 447억 우엔(1우엔은 한화 약 15원)을 달성했다. 인구 68만명의 이 도시는 국내생산 총액이 197억 우엔, 종합경제 능력이 몇 년간 연속으로 전국 현급 시 가운데 첫자리에 있다. 산둥성 중에서도 룽청시는 한국을 향해 가장 빠르게 달려온다. 이 도시 인민정부 간부들은 분명히 한국을 공략 대상 명단의 앞자리에 올려 놓고 있다. "여기는 중국에서 한국과 제일 가까운 곳" "여기는 세계 각지를 향한 천연항구" 이런 룽청시의 구호는 공격적으로 한반도와 세계를 상대로 시장경쟁을 하겠다는 개혁.개방 의지를 전한다. 룽청시가 한국을 교류 동반자 겸 시장 경쟁자로 여기는 데는 지리적인 근접성을 넘어 역사적인 근거가 있다. 이 도시 시토우(石頭)에 있는 적산 법화원은 신라 무장으로 당나라 무장을 거쳐 남해와 서해 해상권을 장악한 장보고 대사의 유적지이다. 이곳을 개축하여 관광자원으로 삼겠다는 의지는 현장에서 읽을 수 있다. 이제 중국인들의 특징은 '만만디'가 아니라 빨리 빨리의 '콰이콰이디'로 바뀌었다. 특별히 산둥선 동단의 신흥 경제도시 룽청시의 체질은 콰이콰이로 돌변했다. 시 인민정부 왕환멍(王煥孟) 부시장은 말한다. "산둥인들은 손님 접대 만찬 때만 만만디다. 공작할 때는 콰이콰이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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