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기숙사에 거주하는 직원들에게 수입차를 타는 것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직원이 고가의 수입차를 타는 것이 온당하느냐는 지적과 함께 수입차를 일종의 사치재로 분류해 업무와 관계없는 부분에까지 직원들의 사생활을 간섭한다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공장 인근에 위치한 기숙사 삼전관·화암관·전하관 엘리베이터 등에 '기숙사 외제차 관련 안내' 방을 붙였다.
현대중공업은 "기숙사는 종업원들의 후생복리를 위해 저렴한 비용에 운영되고 있다"며 "일부 기숙인들의 외제차로 인해 (기숙사) 운영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기숙인의 외제차로 부정적 의견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를 유념해달라"고 경고했다.
회사 측의 이 같은 조차가 나오자 현대중공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회사 측과 일부 직원들은 "기숙사는 회사가 비용을 대는 일종의 복지 장치인데 고가의 외제차를 탈 돈이면 외부에서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최근 "지하 주차장에 가보면 고가 수입차가 수두룩하다. 연예인들이 타는 밴도 있고…"라며 불편한 시각을 내비친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에서는 출퇴근 때는 통근 버스를 이용하고 주말 등 개인 시간에만 수입차를 타는데 이를 왜 회사가 제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게시판에 일부 기숙인이 남긴 글을 근거로 회사가 직접 나서 직원들의 소유 차종까지 통제하는 것은 일종의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한 직원은 "기숙사는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직원뿐만 아니라 울산에 거주하지 않는 직원이면 누구나 신청해 거주할 수 있다"며 "소득 수준이나 본인의 취향에 따라 차량을 구입하는 것까지 회사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권한 남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직원들의 수입차 출퇴근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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