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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가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동안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이 박스권에 맴돌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대형주의 주가도 대부분 지지부진했다. 반면 중소형주들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벤처 활성화 등 정책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의 양적완화 등에 힘입어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대형주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개 분기 연속 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최저점은 지났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빠질 대로 빠진 정유주도 따스한 봄볕이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펀드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소형주 펀드에 쏠렸던 관심을 대형주 투자 펀드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큰 폭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를 외면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국내외 시장 환경이 대형주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관심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외국인들도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이익 개선세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올해는 중소형주 펀드보다 대형주 투자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일반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간 성과가 중소형주펀드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일반주식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12%로 같은 기간 1.85%를 기록한 중소형주 펀드를 앞섰다. 최근 1년을 놓고 보면 중소형주펀드가 15.60%의 수익을 올리며 3.15%에 그친 일반주식형펀드를 앞서고 있지만 올 들어 전세가 역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최근 5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중소형주펀드의 성과(75.40%)는 일반주식형펀드(18.49%)의 4배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지만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해서 모두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라면 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겠지만 자산운용사의 투자 철학과 매니저의 역량이 크게 요구되는 액티브 펀드는 얘기가 달라진다. 비교지수(벤치마크)를 추종하기는 하지만 운용사 판단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나 펀드평가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펀드의 두 달 전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투자 상위 종목 10개를 살펴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대형종목을 고르는지 파악할 수 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투자 비중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운용사가 종목 교체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면 향후 포트폴리오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자산운용사가 5%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종목을 추가로 매수하는지 혹은 매도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를 제외하고 일반주식형 펀드 가운데 '삼성밸류코어증권투자신탁 1[주식]_A'(12.12%),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A'(11.87%),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11.72%) 등이 연초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형주 가운데 유망할 것으로 판단하는 특정 업종이 있다면 섹터형 ETF에 투자해볼 수 있다. ETF는 운용 방식은 일반 펀드와 유사하지만 증시에 상장시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반도체 회사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이 반도체 산업에 속한 대형 수출주들은 유럽의 양적환화 효과를 직접적으로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KODEX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6.91%)와 '미래에셋TIGER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6.72%) 등은 연초 후 7%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유럽계 자금이 수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유럽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에 비해 작은 업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대형 수출주에 투자하는 ETF로는 반도체 외에도 건설, 은행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있다. 부동산시장 훈풍에 따라 건설주들이 유망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건설주 투자 ETF에 가입하면 된다.
대형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삼성·현대차·LG·SK 등 유망 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해 볼 수 있다. 대형주 강세와 더불어 지배구조 개편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그룹주 전반에 투자하기 위한 투자처로 적합하다. 국내 그룹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는 연초후 4.42%(A클래스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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