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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엽기적인 그녀
입력2001-07-23 00:00:00
수정
2001.07.23 00:00:00
통제불능 여자친구 좌충우돌 연애담 성큼인천행 지하철 막차를 탄 저는 술에 취해서 까딱거리고 있는 한 여자애를 힐끔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해 보이던 그녀. 마침내 '우웨에엑.!' 대머리 아저씨 머리위에 오바이트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죠. 그녀가 쓰러지면서 저를 향해 외친 말."자기야~" 쿵! 졸지에 그녀의 애인이 돼버린 그날부터 순탄했던 제 인생은 꼬여버렸습니다.
여자친구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그린 김호식씨의 통신연재물을 영화화한 곽재용감독의 '엽기적인 그녀'(신씨네 제작)는 주인공 견우(차태현)가 화자가 돼 그녀(전지현)와의 황당한 연애담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제목이 말해주듯 색다른 캐릭터의 여주인공을 내세우며 신선함을 불러 일으킨다.
칠흙같이 검은 생머리에 어여쁜 외모로 주변의 시선을 끌지만 눈빛만큼은 아무도 마주대할 수 없을 정도의 야수적이다.
목소리 또한 쩌렁쩌렁하다. 술 석잔에 기절하고, 아무에게나 시비 건다. 애 떼러가니 아기아빠 좀 보내달라고 교수님께 말하기도 한다.
강물 깊이가 궁금하다며 그를 가차없이 물 속으로 떠 밀어버리기도 하고, 술에 취한 그를 유치장에 처 넣기도 한다.
다리가 아프다며 그의 운동화를 뺏어신고 자기 하이힐을 그한테 신겨주고서는 좋다고 캠퍼스안을 헤집고 다닌다.
한마디로 예측불허, 통제불능한 그녀지만 점점 그녀에게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연방 '너 죽을래.'하며 내뱉는 그녀의 거친 말투와 함께 주먹을 날리는 모습에서 최근 가진 시사회 객석 여기저기서는 여자들의 "아 멋있어!"라는 신음이 터져 나온다.
이 영화는 두 신세대 스타가 한껏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충분하다. 특히 여주인공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 내세워 그녀가 쓴 시나리오를 코믹하게 영화 속의 영화로 재현해낸 대목은 위트가 있는 대목.
두 주인공은 때때로 '소나기'나 '터미네티어', '무사'같은 영화속 인물들로 바뀌면서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다. '소나기'에서는 관객을 포복절도케 한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1,2'등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었던 곽재용 감독은 후반으로 갈수록 멜로색을 짙게 해 작품의 진부함을 보여주는 한계를 보였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금요일인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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