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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체중이지만 내장에 지방이 많이 쌓여 있는 '마른 비만' 여성들의 경우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세브란스병원 비만클리닉 이지원(가정의학과ㆍ사진) 교수에 따르면 심장 관련 질환, 당뇨, 고혈압 등의 병력이 없고 체질량지수(BMIㆍ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비만 기준인 30에 못미치는 정상체중의 28~48세 여성 425명을 조사한 결과 내장에 지방이 많은 여성들의 사구체 여과율(GFR)이 정상수치보다 모두 낮았다.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의 여과기능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분당 90㎖ 이상을 여과하면 정상, 30 이하면 신장질환 가능성이 의심되고 15 이하면 투석이 필요한 상태다. 이 교수는 425명을 심층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내부 장기에 지방이 많은 내장지방군(177명)과 피부 밑에 지방이 많은 피하지방군(248명)으로 분류한 뒤 사구체여과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군 모두의 사구체 여과율이 60~90 사이로 정상보다 낮았고 내장지방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수치가 떨어졌다. 반면 피하지방군은 80~100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신장 기능이상으로 심장혈관계 질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구체 여과율이 60~89 사이인 사람은 일반인보다 심장혈관계 질환 발생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동양인들은 내장지방이 많이 쌓인 복부비만 체형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이지원 교수는 "비만인 사람들이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정상체중이더라도 내장지방이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건강을 위해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것 못지 않게 몸 속 근육량과 지방을 적절히 유지하는 체형조절 또한 중요하다"며 "내장지방을 줄이려면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1일 20분 이상, 주 4회 이상 실시하고 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등 식사ㆍ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저널인 '신장과 혈압연구'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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