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이미 (과거)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복귀했습니다.'
배리 아이켄그린(사진 왼쪽)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가 손성원(오른쪽)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와의 대담에서 유럽 경제와 미국 경제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두 석학의 대담은 지난 21~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서울포럼 2014' 직후 이뤄졌다.
주요 국가의 경제에 대한 두 석학의 진단은 명쾌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암울한 진단은 일치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유럽 경제에는 상당히 비관적"이라면서 "유럽이 1.2%의 경제성장을 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닥친 문제 중 해결된 게 없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유럽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했고 벌써 5년째 침체기에 들어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잘하고 있는 국가로 꼽았다. 손 교수는 "국제 경제 성장은 전환점에 들어섰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기와는 달리 무게중심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고 미국이 특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의 생산기지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더욱이 2008년 금융위기의 학습효과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유럽·일본보다 훨씬 강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도 "세계 경제의 흐름이 미국에는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손 교수의 진단에 공감했다. 일본에 대해 손 교수는 "잘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규제가 너무 많고 여성 노동력의 부족, 관료제 등이 문제"라면서 "아직도 위기상태에 있다(not out of the woods)"고 진단했다. 이어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내는 것은 쉽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켄그린 교수도 "중앙은행이 잘하고 있고 일본 경제가 긍정적이지만 아베노믹스의 세번째 화살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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