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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의 두 얼굴

손보업계의 야누스 같은 모습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말로는 정도경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여전히 변칙적인 영업행태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 연초 손해보험사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경영 목표로 `정도경영`을 제시했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서 계약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대형 대리점에 과다한 수 수료를 제공하는 등 변칙적인 영업 방식을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은 불과 몇 달사이에 립 서비스로 전락했다. 지난 3월말 손해보험사 상당수 일선 영업소들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자동차보험 실적이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었다. 결국 일부 영업소장들은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온 매집형 대리점에서 자동차보험 계약을 사오는 촌극을 벌였다. 급한 결정이었던 만큼 대리점에는 예정사업비(27.5%)의 대부분인 23%를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말 손보사 보험모집질서 위반 검사결과를 발표하며 10개 손보사에 주의적 기관경고를 내리고 18명의 임직원들에도 문책 조치를 취했다. 금감원은 이어 `자동차보험의 합리적 사용 방안`까지 만들어 사업비를 많이 쓰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시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구상까지 제시했다. 금융당국이 손보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강한 제재를 가하고 사업비 규제라는 강수까지 쓰고 있지만 문제는 `손보업계의 두 얼굴`이다. 사장 등 경영진이 `정도경영`을 역설하지만 현장에서 실적에 울고 웃는 영업조직에게는 아직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더욱이 안면 때문에 `하나 더 들어 주는 상품`이 아닌 1년 동안 단 한번의 계약이면 충분한 자동차보험의 경우 A사가 뺐지 않으면 B사에게 뺏기는 `제로 섬`게임이다. 결국 손보사 사장들은 최근 자동차보험 사업비에 포함된 판매수수료까지 회사별로 15%~17% 내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자율협정에 합의,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일종의 `극약 처방`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합의는 합의고 영업은 영업”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판매수수료가 낮은 대형사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순간 합의는 폐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우려속에 단행되는 손보업계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걸어본다. <박태준기자(경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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