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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전쟁쇼크` 확산 우려

이라크전이 미국의 승리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당초 이라크전의 조기 종결이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미 경제의 성장 촉진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각종 `전쟁 쇼크`로 미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당장 고용 시장이 전쟁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4일 비농업부문에서 지난달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10만8,00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만명을 크게 웃돈 것. 하지만 지난달 실업률은 5.8%로 직전 월과 같았다. 취업자가 줄었음에도 실업률이 변하지 않은 것은 악화된 고용 시장을 감안,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인들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기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조사도 낙관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이 없었다. 기업들은 자사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원자재 값은 상승해 원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미 행정부가 전쟁에서의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규투자, 채용 등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견인하는 민간소비는 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일례로 지난달 대표적인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는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이 이라크 석유를 노리고 전쟁을 시작했지만 실상 큰 소득은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미 경제 전문가들은 전후 이라크는 적자누적으로 아르헨티나보다도 심각한 부채를 떠 안게 되고 환율 불안, 고실업율, 각종 보상 요구 등에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석유 생산을 늘리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가 미국에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다는 것. 결국 전쟁이 종반전을 향해 치달으면서 전쟁의 조기 승리가 미 경제의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종전의 전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더들리는 “지난 세 분기 동안 미 경제의 성장률이 기대치 이하로 나타난 이유로 개전을 앞둔 불확실성을 꼽는 것은 확대 해석이며, 정작 펀더멘털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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