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 퇴장 경계령이 내려졌다. 15일 오전까지 끝난 조별리그 17경기에서 반칙으로 퇴장 당한 선수는 모두 4명. 이 중 3명이 속한 세 나라가 패배했고 나머지 한 나라는 무승부로 겨우 패배를 면했다. 선수 퇴장 후 패한 대표적인 나라는 지난 13일 한국에 1대2로 무릎을 꿇은 G조의 토고다. 주장 장폴 야오비 아발로가 토고가 1대0으로 앞선 전반 23분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에게 발을 거는 반칙을 하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그의 파울로 프릭킥을 얻어낸 한국은 이천수의 동점골에 안정환의 결승 골을 보태 역전승을 일궜다. 토고 입장에서는 아발로의 퇴장이 곧장 패배로 이어진 셈이다. 15일 A조의 독일-폴란드 경기와 14일 H조의 스페인-우크라이나 전도 비슷했다. 폴란드는 상대 전적 4무10패의 절대적 열세를 딛고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30분 미드필더 라도스와프 소보레프스키가 파울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독일에 결승골을 내줘 가장 먼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폴란드 선수들은 경기 후 ‘불공정한 레드 카드 때문에 졌다’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었다. 우크라이나도 0대2이던 후반 3분 수비수 블라디슬라프 바슈크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상대 공격수 페르난도 페레스의 발을 거는 위험한 플레이로 퇴장당하면서 대회 첫 페널티킥을 허용, 0대4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수가 퇴장하고도 지지 않은 팀은 스웨덴과 0대0을 기록한 B조의 트리니다드 토바고. 지난 11일 경기에서 후반 1분 에이버리 존이 경고 누적으로 이번 월드컵 퇴장 1호가 됐지만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스웨덴의 공략을 잘 막아 비겼다. 한편 이처럼 퇴장이 패배로 이어지는 확률이 75%에 이르자 각 팀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옐로카드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룰이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지능 플레이’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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