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추가 할당은 결국 이통사 간의 '머니게임'으로 승부가 갈리게 됐다. 할당이 마무리되면 이통사들은 황금 주파수 대역인 1.8㎓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KT 인접대역을 배제한 '밴드플랜1'과 KT 인접대역을 포함한 '밴드플랜2'를 경매에 붙여 가격이 높은 쪽을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을 최종안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경매는 동시오름 입찰과 밀봉 입찰을 혼합한 방식으로 이뤄지며 7월 말까지 신청 접수, 8월 말 입찰 순서로 진행된다. 조규조 미래부 전파기획관은 "경쟁적 수요가 있는 주파수의 경우 가격경쟁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방안"이라며 "이통사들이 경매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이번에 할당되지 못한 주파수 대역은 내년 12월 말까지 할당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밴드플랜1은 KT 인접대역을 제외한 1.8㎓대역 35㎒폭과 2.6㎓대역 40㎒폭 2개 등 모두 3개다. 밴드플랜2는 여기에 KT 인접대역인 1.8㎓대역 15㎒폭을 추가했다.
입찰을 위한 최저 경쟁가격은 2.6㎓대역 40㎒는 각각 4,788억원, 1.8㎓대역 35㎒ 6,738억원, 1.8㎓대역 15㎒ 2,888억원 등으로 정해졌고 입찰 총액이 높은 밴드플랜이 승자로 결정된다. 또 50라운드까지 가격을 올려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51번째는 한 번의 밀봉 입찰을 통해 최종 승부를 낸다. 이때는 희망하는 순서대로 모든 대역에 가격을 써낼 수 있다. 결국 어떤 블록이든 광대역 LTE 주파수를 할당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관건은 '이통사들이 얼마를 쓸 것이냐'다. KT는 무조건 인접대역을 가져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그렇게는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KT가 2대1로 경쟁해야 한다.
KT 인접대역인 1.8㎓대역 15㎒의 실제 낙찰가격은 1조5,000억원 이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통신 전문가는 "KT가 1.8㎓대역 15㎒를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본다"며 "망 구축비용 절감액 등을 감안하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가치는 있는 만큼 낙찰가격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1.8㎓대역에서 광대역 LTE망을 구축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이 KT와 가격경쟁을 하다가 밀봉 입찰 때 1.8㎓대역 35㎒폭에 입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전문가는 "SK텔레콤이 이 대역을 할당 받고 기존 주파수 대역을 반납하면 LG유플러스가 1.8㎓대역에서 LTE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종안에 대해 이통 3사는 모두 불만을 나타냈다. KT는 "두 회사가 담합해 KT 죽이기를 할 수 있고 입찰가를 올린 후 다른 대역으로 이동하면 최저가 낙찰까지 가능하다"고 반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천문학적인 과열 경매가 불가피해졌고 KT 인접대역 할당에 따른 경쟁 왜곡을 막기 위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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