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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상품권 카드구매 불허<br>소비자편의 무시한 이기주의"
입력2001-02-01 00:00:00
수정
2001.02.01 00:00:00
이효영 기자
"백화점상품권 카드구매 불허소비자편의 무시한 이기주의"
백화점 상품권의 신용카드 구입 문제가 연초부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형 백화점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한 상품권 구입을 반대하는 것은 소비자 편의를 외면한 자사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여신금융협회가 백화점협회와 협의를 거쳐 신용카드로 상품권 구입을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불거진 이번 논란은 결국 한차례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지만 '백화점이 소비자 편익을 외면한다'는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한국백화점협회는 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하게 되면 이를 사채시장에서 할인해 현금으로 바꿔 쓰는 속칭 카드깡(불법할인)이 기승을 부려 상품권 용도가 급전조달용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카드깡이 성행하면 상품권 시장 자체가 어지러워져 자칫 상품권 자체가 없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 백화점협회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상품권의 카드 구입을 반대하는 데 대해 일부에서는 담합행위를 거론하고 있지만 지난 96년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합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들이 이를 반대하는 진짜 속사정은 백화점의 자사 카드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신용카드로 상품권 구매를 허용할 경우 자사카드를 운영하는 롯데ㆍ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자사 카드로도 이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어 부실채권 부담이 그 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종이 상품권과 선불(PP)카드 상품권에 대해 이중적용을 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종이 상품권은 카드로 살 수 없는데 비해 선불카드 상품권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모두 개인이 30만~50만원까지 카드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빅3 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중소 백화점은 물론 여행사, 호텔, 정유사 등과 제휴를 통해 서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앞 다퉈 범용성을 확대, 판매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하지 못하는 소비자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의 서영경 팀장은 "백화점에서 카드깡을 이유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행태는 문제점이 많다"면서 "최근 상품권 이용이 보편화된 만큼 백화점들도 소비자 불편 해소차원에서 하루빨리 신용카드를 받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6,500억원, 현대백화점은 2,500억원 등의 매출을 올려 이른바 백화점 빅3가 백화점 상품권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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