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925원 대 3,900원.’ 경영계와 노동계가 지난 25일과 26일 올 9월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 요구안을 각각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했다. 올 최저임금 협상은 법 개정으로 아파트 경비, 보일러공, 수습근로자 등으로 적용대상자가 확대되는데다 비정규직 처우개선 투쟁과 맞물려 격론이 예상된다. ◇격차 큰 노사 요구=경영계가 지난해보다 3.1% 오른 요구안을 낸 반면 노동계는 38.8%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자 대표들은 25일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2,810원에서 3.1% 상승한 2,925원으로 정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제출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실질적인 적용대상인 섬유ㆍ봉제ㆍ신발ㆍ목재 등 한계ㆍ영세업종의 2002~2004년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같은 수준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 노총과 시민단체가 참여한 최저임금연대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시간당 3,900원이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연대는 시간당 3,900원을 월급여(주40시간)로 환산하면 81만5,100원으로 이는 지난해 5인 이상 상용직 근로자 한달 통상임금(163만6,000원)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셈법 다른 노사 격론 예고=올 협상의 최대 쟁점은 현행 최저임금이 근로자 생계를 어느 정도 보장하느냐다. 경영계는 지난해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통계청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결과)이 154만2,279원, 시간당 7,426원으로 최저임금 상대비율은 38.2%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는 또 현행 최저임금액에 고정상여금(400%)을 고려하면 월 85만5,787원으로 최저임금이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55.5%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부의 매월노동통계에 따른 한달 통상임금 163만6,000원을 기준으로 요구안을 마련했다. 노동계는 또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정하는 지난해 전가구 생계비(월 230만3,000원)로 따질 경우 올해 38.8%를 올려도 최저임금이 생계비의 35.4%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월급여 환산셈법도 각자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월 환산금액을 주44시간 월226시간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주40시간 월209시간으로 산정하고 있다. 경영계 수치에 비해 노동계의 그것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노사는 최저임금 적용시기에도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노동계는 지난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이번에 정해지는 최저임금이 올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16개월간 적용되기 때문에 상승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영계는 법이 예년처럼 12개월치를 정한 뒤 나머지 4개월은 한시적으로 연장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일 임금수준전문위원회 2차 회의에 이어 다음달 28일 5차 전원회의까지 노사의 의견을 절충, 29일까지 정부에 최종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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