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협상타결 만 1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양국의 비준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혜민(사진) 외교통상부 FTA수석대표가 총선이 치러지더라도 오는 5월까지 계속되는 17대 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수석대표는 한미 FTA 타결 1주년을 하루 앞둔 1일 외교부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협상 타결 1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양국 국회가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대단히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도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은 굉장히 험난하고 어렵지만 우리 정부만 일방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이 아닌 만큼 결국 비준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수석대표에 취임한 후 첫 정례브리핑 자리이기도 했던 이날 브리핑에서 이 수석대표는 “한미 FTA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우리 못지않게 미국도 똑같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한미 FTA의 혜택이 조기에 양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 국회는 물론 미국 의회도 가능한 한 빨리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수석대표는 “우리의 경우 현재 4ㆍ9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17대 국회에서 공청회 등 비준에 필요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5월 말까지 계속되는 17대 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않고 18대 국회로 미뤄질 경우 굉장한 국력 낭비 소지가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가 한미 FTA보다 서명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미ㆍ콜럼비아 FTA를 한미 FTA와 동시에 처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 FTA뿐 아니라 미ㆍ콜럼비아 FTA도 미 의회 내에서 논란이 많아 미 행정부가 의회에 (두 건의 FTA 이행법안을) 동시에 승인요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다음달로 제7차 협상이 예정된 한ㆍEU FTA에 대해 이 수석대표는 “EU는 미국보다 큰 시장이고 우리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최대한 조기 타결할 것”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ㆍEU FTA는 한미 FTA 발효로 인한 EU기업들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해 EU 측이 먼저 제안한 만큼 한미 FTA의 ‘발효시점’이 EU 측에 사실상의 ‘협상시한’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미 FTA의 비준 지연이 한ㆍEU FTA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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