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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IMF 4분기 정책합의] 초과여신 2002년까지 해소
입력1998-11-16 00:00:00
수정
1998.11.16 00:00:00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보험, 증권, 투신등 2금융권도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건전성 감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우리정부와 IMF 당국이 합의한 4·4분기 정책의향서의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은행에 대한 건전성 감독이 강화된다 = 금융감독위원회는 대출자산을 분류하는 기준을 내년 6월30일까지 개정, 과거에 원리금을 제때 상환했느냐는 실적뿐 아니라 미래의 상환능력까지 함께 반영하게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기업이 현재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앞으로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한다는 의미다. 불황기에는 기업들의 장래 수익이 악화, 현재 기준에 비해 더 많은 은행 대출금이 불건전여신으로 새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와 세계은행(IBRD), 금융감독위원회가 함께 대출금의 건전성을 분류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게 된다. 비록 내년 6월말까지 개정작업을 마치고 7월1일부터 은행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런 원칙이 결정된 만큼 내년초부터 대부분 은행은 어떤 식으로든 대출금의 미래상환능력을 판단하고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별기업이나 동일계열 기업에 대한 거액여신이 총자본의 25%를 넘는 은행은 늦어도 2002년말까지 단계적으로 전부 해소해야 한다. 지난 3·4분기 협의때 「2004년 6월까지」로 시한을 정했지만 이번에 대폭 앞당긴 것. 그 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50조4,000억원에 이른다. 자기자본의 규모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몰라 해소대상 거액여신규모를 미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이중 상당부분은 해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대기업들이 대출금상환압력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은행 총자본의 10%를 넘는 거액여신은 오는 2000년 3월말까지 자본금의 500%로 줄여야 한다. 우선 내년말까지 800%, 9월말까지 700%, 연말까지 600%로 줄여야 한다. 지난 6월말현재를 기준으로 앞으로 해소해야할 거액여신 총한도는 21조원에 이른다.
◇특수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 그동안 재정경제부의 감독을 받아온 산업·수출입·기업은행은 오는 연말까지 시중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금감위에 대한 보고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 내년 3월까지 이들 3개 특수은행에 대해 금감위가 처음으로 건전성 검사를 실시하며 필요할 경우 재경부에 시정조치를 건의하게된다. 재경부는 다음달 15일까지 구체적인 검사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2금융권에 대한 감독도 강화한다 = 우선 금감위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기준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또 현재 보험계약과 관련된 여러 조건이나 가격에 대해 수많은 규제가 있는데 이를 대폭 자유화하는 계획을 늦어도 99년3월31일까지 발표할 방침이다.
증권사에 대해서는 고객예탁금을 증권사의 고유재산계정에서 완전히 분리하도록 금감위가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게 된다. 현재 고객예탁금 2조7,500억원가운데 이미 별도로 예치돼있는 6,7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대상이다.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유도하는게 목적이다.
투신사는 내년3월까지 브리지론의 35%를 감축하고 나머지도 추가로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브리지론이란 금융기관이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빌려 쓰고있는 자금을 말한다. 지난 9월말 현재 투신사의 브리지론은 10조4,000억원에 달하며 이중 35%인 3조7,000억원을 당장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금감위는 투신, 증권, 보험, 리스, 종금등 2금융권에 대한 건전성 감독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추어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시한을 정하지 않았으나 머지않아 은행과 비슷한 정도의 건전성감독기준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제일·서울은행 매각기기가 조정됐다 = 정부는 당초 이달 15일까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매각을 끝낸다는 계획이었으나 매각조건을 놓고 입찰에 응할 외국금융기관들이 까다롭게 나와 마냥 지체되고있다. 정부와 IMF는 이번 협의에서 입찰날짜를 내년 1월31일로 연기해놓았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우선 인정됐지만 그보다는 국내 재벌들의 구조조정 일정과 맞물려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5대 재벌의 구조조정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야만 두 은행이 갖고있는 5대 재벌여신의 처리방향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5대 재벌중 일부가 두은행 입찰에 참여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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