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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 <69)> "팬레터 e메일로 주세요"

[박흥진의 할리우드 21]"팬레터 e메일로 주세요" 탄저균 공포 확산…스타들 편지 사양 지금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아직도 전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탄저균테러에 대한 공포 때문에 스타들과 유명인사들이 팬레터를 사양하고 있다. 탐 크루즈를 대표하는 막강한 연예대행업체 PMK의 팻 킹슬리사장은 "우리는 팬레터를 개봉하지 않고 옆으로 치워 놓고 있다"면서 "열어서 안전하다고 판단되기전까지 그런 상태로 쌓아둘 것"이라고 말했다. 미연방수사국(FBI)측은 아직까지 유명인사들에 대한 탄저균테러위협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연예대행업체와 홍보담당자 및 스튜디오들은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편지봉투는 FBI측에 넘기고 있다. LA지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팬레터 취급업체인 스튜디오 팬메일 서비스는 팬들에게 편지 대신 엽서를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워너브라더스는 모든 팬레터를 반송하면서 e메일을 사용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고 미 최대 연예대행업체중 하나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의 우편실적원들은 수술 마스크와 레이텍스 장갑을 끼고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의 의견을 받아 프로그램을 꾸미는 TV쇼 제작자들도 시청자들이 e메일이나 엽서 또 팩스를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오스카 여우 조연상 수상자인 올림피아 두카키스의 개인비서 바니 크레이멘은 "나는 지금까지 15년간 올림피아의 팬레터를 취급해 왔지만 요즘에는 수술용 장갑을 끼고 편지를 열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들 외에도 뉴욕의 뉴스매체 스타들의 보좌관들로 구성된 뉴욕 유명인사 보좌관 협회의 대변인 존 오설리반은 "새라 퍼거슨 등 우리가 보좌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량의 팬레터를 받고 있어 최근 단체 회의에서 어떻게 편지를 다루느냐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항금기에는 스타들의 크기를 팬레터의 수로 측정했었다. 글래머걸 라나 터너는 1주일에 5,000통의 팬레터를 받는다고 자랑했었다. 또 다른 글래머스타 조운 크로포드는 자신이 직접 팬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쓰는 정성을 보였었다. 할리우드의 많은 사람들은 탄저균테러에 대한 공포로 구식의 팬들과의 교신시대가 막을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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