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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잇단 中진출 공동화 우려
입력2003-11-16 00:00:00
수정
2003.11.16 00:00:00
정민정 기자
최근 가구 업체들이 앞 다투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면서 국내 가구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ㆍ한샘ㆍ에이스침대 등 대표 업체들이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가 연간 8% 이상씩 고속 성장하는 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특수로 아파트 건설 및 주택 재건축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현지에 공장을 세우며 시장 진출에 직접 나서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대표 주자들의 `엑소더스`로 가구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야기되고 더 나아가 중국 현지에서 한국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에넥스와 한샘은 최근 잇따라 중국 공장 설립에 나섰다. 에넥스는 베이징 외곽 랑팡경제개발구의 1만 2,000평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한샘도 베이징 통주공업개발구에 대지면적 7,800평, 건축면적 1,500평의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일부는 일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한샘측은 “베이징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 역할을 뛰어넘어 중국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광세 에넥스 사장은 “중국의 부엌가구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5% 이상 고속 성장해 약 3조 5,000억원의 규모에 이를 것”며 강한 승부욕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두 대표 기업이 중국 현지에서도 시장 선점에 나서다 보면 과당 경쟁과 제살 깎기로 치달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가구업체들도 생산비 절감과 현지 시장 공략 차원에서 잇따라 중국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업계 최초로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 운영 중인 에이스침대는 광저우 공장을 확대, 이전하는 한편 상하이 인근에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로마TDS도 중국 칭따오에 2만평의 부지를 확보, 생산공장을 설립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200억원 규모로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중국 공장 설립 붐을 놓고 인건비 부담으로 허덕이는 가구 업종의 특성상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 대부분은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제품의 질과 애프터서비스 체계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진출함으로써 현지에서 한국 상품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숙련된 우리 인력이 설 곳을 잃게 됨으로써 결국 가구 산업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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