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병원이 환자들에게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위해 이들 손보사에 제출된 병원 치료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치료비에서 비급여 진료비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2011년 한 해 총 60.3%로, 급여 진료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비중(39.7%)의 1.5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비는 매년 늘어나 지난해에는 65.8%(10월까지 기준)까지 비중이 상승했다. 이는 급여 진료비 비중(34.2%)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환자가 병원에서 받은 치료비 10만원 중 3만4,000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6만6,000원은 적용이 안 되는 셈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1∼10월)에 청구된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70.4%로, 급여 진료비(29.6%)의 두 배를 훨씬 넘어섰다.
현대해상도 비급여 진료비의 비중이 68.5%로 급여 진료비(31.5%)의 두 배를 넘었고, 동부화재(61.2%), LIG손보(60.9%) 등도 작년 10월 기준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60%를 넘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2,500만명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4개 손보사의 시장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이들 손보사가 지급한 실손의료 보험금은 2011년 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월까지만 2조3,000억원으로 1조원이 증가했다.
이 기간 이들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는 1조1,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었다.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 규모가 더 커지면서 이들 보험사의 손해율도 110%에서 131.6%로 급증했다.
비급여 진료비 증가는 건강보험 적용 진료 항목이 늘어나는 것과는 방향이 다른 현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료행위 중 건강보험의 급여 항목은 2012년 765개에서 지난해에는 793개로 28개(3.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년 급여 항목이 늘어나는데도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증가한 것은 병원의 고가 비급여 진료 및 과잉 치료가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급여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의 심사를 받지만, 비급여 진료는 심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병원이 수익을 위해 환자에게 고가 및 반복 진료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병원은 환자보다 수익을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비급여·고가 치료를 권고해 비급여 진료가 늘어난다”며 “비급여 치료는 100% 병원 수익으로 되기 때문에 과잉진료, 수익형 진료의 오남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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