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 100원 올랐을때 23원은 중국산 수입가격 오른탓

국내 가공단계별 물가가 100원 인상됐을 경우 이중 중국 수출물가 상승 때문에 인상된 비중이 23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단계별 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중국산 수출물가 상승이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한시적 세금인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차이나 인플레이션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가공단계별 물가와 수입물가가 100원가량 상승했을 경우 중국 수출품 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23~28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수출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은 우선 중국 수출물가 상승이 수입을 통해 국내 가공단계별 물가 상승에 미치는 기여율은 지난 2005년 -1.4%, 2006년 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즉 가공단계 물가가 100원 인상됐다면 2006년에는 5원20전가량 차지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여율은 2007년에 무려 23.3%로 급등, 중국이라는 한 나라의 수출 제품이 국내 가공단계 물가를 좌우하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수입물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국 수출물가 상승이 국내 수입물가 상승에 미치는 기여율은 2004년 7.0%, 2005년 3.1%, 2006년 8.4%에 불과했다. 수입물가가 100원 상승해도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2007년에는 28.4%로 급상승, 현재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른 만큼 국내 수입물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돼가고 있다. A라는 국가의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 우선 국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그 뒤에는 가공단계 물가로 넘어가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문제는 중국산 제품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는데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될수록 중국산 수출가격도 빠르게 상승, 결과적으로는 국내 물가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대창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국가의 수출품 가격 상승이 이처럼 국내 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극히 비정상적”이라며 “저가부터 고가까지 국내 수입시장을 중국산 제품이 장악해가고 있는데 문제는 이를 대체할 만한 국가가 많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대응책으로 우선 공산품에 대한 수입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아울러 한시적인 소비세 인하도 고려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