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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법인세 수입 급증
입력2003-09-02 00:00:00
수정
2003.09.02 00:00:00
구동본 기자
법인세 수입이 크게 늘어 이번 정기국회 세법심사 때 법인세 인하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일 입수한 `올해 상반기 국세 세목별 세수실적`(재정경제부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제출자료)에 따르면 법인세 수입이 13조5,3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조1,712억원보다 4조3,660억원인 47.6%나 급증했다.
상반기 법인세 증가율은 전체 내국세 수입 증가율 13.5%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세입규모에서 법인세와 함께 3대 세목으로 꼽히는 부가가치세(16조5,635억원)와 소득세(9조6,280억원) 증가율이 각각 한자리수에 불과한 4.1%와 5.8%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었다. 올해 법인세 예산중 상반기 수입이 차지한 비중인 진도비도 56.0%로 지난해 47.7%보다 8.3%포인트 높았으며 내국세(51.2%), 부가가치세(49.1%), 소득세(47.8%)에 비해서도 높았다. 법인세 예산이 올해 24조1,915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25.7%나 늘려 잡혀 내국세(10.7%), 부가가치세(6.7%), 소득세(5.2%) 증가율을 훨씬 능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법인세가 상대적으로 잘 걷힌 셈이다.
법인세 수입이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상반기 법인세가 내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3.1%에서 30.0%로 6.9%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소득세는 22.9%에서 21.4%로, 부가가치세가 40.1%에서 36.8%로 각각 1.5%포인트와 3.3%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 세법 심사 때 법인세 인하논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 등 59명의 의원들은 지난달 5일 국회 재경위에 내년 1월부터 법인세율을 과세표준 1억원 이하의 경우 현행 15%에서 13%로, 과세표준 1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27%에서 26%로 각각 1~2%포인트 낮추는 것을 내용으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투자여건 개선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인하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 의장은 이와 관련, “법인세율을 낮추면 줄어드는 세수규모보다 경기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가 더 클 수 있다”며 법인세 인하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이 법정분담금ㆍ준조세 등을 포함해 많은 공적부담금을 실제로 최종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법인세율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와 민주당은 세수여건이 불투명하고 법인세율도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인세 인하를 중장기 검토과제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세균 정책위 의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이 31.4%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비과세ㆍ감면이 많아 실제 법인세 부담율은 23%에 미달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장은 “우리나라 법인세율 체계상 전체법인의 90% 정도가 과세표준 1억원 이하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15%의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법인세 인하는 시기상조”이라고 주장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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