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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의혹' 감사원 조사문건 김세호에 유출
입력2005-05-31 07:43:41
수정
2005.05.31 07:43:41
검찰, 김씨 집 '왕영용씨 문답서' 확보…감사원 관계자 소환조사
'유전의혹' 감사원 문건 김세호에 유출
김세호(구속) 전 건설교통부 차관 등이유전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감사원 조사문건을 입수한 사실이 뒤늦게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이달 9일 이뤄진 김세호 전 차관의 자택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서 감사원의 조사문건을 찾아내 유출 경위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김 전 차관에게 유입된 이 문건은 왕영용(구속) 전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지난 3월 10일 감사원에서 조사받을 때 작성된 수십쪽 분량의 문답서다.
이 문답서에는 왕씨가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진출 과정 등에 대해 진술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이 문답서를 같은달 하순께 입수해 정밀분석하면서 감사원조사와 검찰의 소환에 치밀하게 대비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철도공사측으로부터 문답서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만 시인할뿐 정확한 경위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일절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감사원 관계자들과 철도공사 직원들을 잇따라 출석시켜 이 문건이 김 전 차관의 손에 들어가게 된 정확한 경로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감사원 직원들이 철도공사의 서울사무소(사업개발본부 특수사업처 사무실)로 출장가서 왕씨 등을 조사할 당시 철도공사의 감사실장 최모씨 등 2명이 조사문건을 몰래 빼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최씨 등은 조사에서 감사원 직원들이 퇴근한 후 철도공사 사무실에 마련된 감사장에 들어가 책상위에 있던 컴퓨터의 디스켓을 한차례 복사했고 며칠 뒤 컴퓨터 본체에서 한번 더 문답서 등 감사자료를 빼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런 식으로 빼돌려진 감사자료는 김 전 차관뿐아니라 신광순 당시 철도공사 사장 등 다른 수사 대상자들에게도 전달됐다.
신광순씨 변호인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신씨도 자신이 감사원조사를 받고난 사흘 뒤인 4월 5일께 최 감사실장으로부터 왕씨의 조사자료를 넘겨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신씨는 조사를 받은 후여서 별 신경을 안썼다고 한다"고말했다.
검찰은 감사원 조사문건을 빼낸 철도공사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위계에 의한공무집행방해 및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왕씨의 문답서 외에도 다른 감사자료도 함께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들의 묵인이나 방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감사원 조사문건이 유출되는 바람에 수사 초기에 상당한 혼선을 겪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심인성 기자
입력시간 : 2005/05/3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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