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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빛낸 재계 인사

재계에 2003년은 영욕(榮辱)이 점철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SK분식 사태와 대통령선거 비자금 수사, 끝없는 내수 불황 속에서 기업인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지내야 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때아닌 욕(辱)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유독 밝은 `빛`을 내며 재계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낸 인물도 많았다. 올 한해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해낸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참여정부 출범을 전후해 재계의 `연락관`역할을 맡은 현 부회장은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바쁘게 뛰었고, 손길승 회장의 후임을 놓고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오너 출신 기업인중에서는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으며 ▲구미 6세대 ▲파주에 7~8세대 생산라인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며 LG그룹에 `1등 LG`의 희망을 안겨줬다. 최근 인사에서는 부회장으로 승진, LG의 차기 대권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전문 경영인으론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을 꼽을 수 있다. 평사원 입사 34년만에 CEO 자리에 올라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발돋움했다. 반도체에 `황의 법칙`을 만들어낸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 사장 역시 플래시메모리를 새로운 캐시카우로 육성시킨 혁혁한 공로가 돋보였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그의 `주군`이었던 고 정몽헌 회장의 죽음이라는 비참함 속에서도 끊임없는 충성심으로 돋보였던 인물이다. 팬클럽까지 결성됐을 정도였으며 유정준 SK㈜ 경영지원부문장 겸 CFO(재정부분 최고책임자)도 `숨은 빛`이었다.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인 그는 채권단과의 협상을 진두지휘했으며 소버린자산운용에 대항한 M&A 방어책을 총설계하기도 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의 100억달러 수출신화를 만들어낸 숨은 공신인 성병호 현대차 수출담당 부사장, 대우조선해양을 흑자기업으로 바꾼 정성립 사장 등도 올 한해를 바쁘게 뛰었던 인물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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