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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상지석리 「연세동호인 마을」/설계는 달라도 색채는 하나

◎임야전용 인허가 애로/산자락 아홉채 개성미/2백평 대지 35평형 1억1,500만원 들어경기 파주시 상지석리, 산자락에 올라앉아 제 모습을 뽐내는 아홉채의 집이 있다. 하나같이 목조주택이지만 모양새는 각양각색이다. 이곳이 바로 연세대 교직원들이 뜻을 모아 일궈내 연세대동호인마을이다. 『지난 95년 초 교직원들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우연히 전원주택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 그자리에 모였던 아홉사람이 뜻을 모아 실천하게 됐습니다.』 이 마을이 조성되기까지 총무역할을 맡았던 박성락씨(37)는 『출퇴근이 가능하면서도 이왕이면 값싼 땅을 찾다보니 부지 물색에만 수개월이 걸렸고 그간에 들인 발품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더욱이 파주시 관내에서는 처음으로 임야를 전용해 동호인주택을 짓다 보니 인허가과정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고 추진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마을은 제작년 10월부터 세가구씩 3차례에 걸쳐 건축이 진행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하반기에 모든 건축이 완료됐어야 했지만 겨울 한파와 여름 장마가 끼어 있는 데다가 건축과정에서 건축주와 시공자 사이에 다소의 오해가 있어 건축이 지연돼 지난해 말에야 입주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평면에서부터 지붕에 이르기까지 9가구 모두 달리 설계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신 색채는 똑같이 해 조화를 꾀했다. 아울러 단지안 집과 집 사이엔 담장이나 울타리가 없다. 고생이 많았던 만큼 공동체의식도 깊어졌기 때문에 굳이 울타리를 쳐서 서로를 갈라놓을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 마을에 사는 최철규씨(43)는 『약간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있겠지만 전혀 부담스런 것이 아니다』며 『그것보다는 앞집이 뒷집을, 뒷집이 앞집을 볼 수 있어야 도둑이 들어도 서로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총 7천2백여평의 대지를 동호인단지로 조성하는데 가구당 들어간 비용은 땅값으로 4천5백만원, 당초 건축비 7천만원에 추가비용으로 평당 30만원이 더 들었다. 거기에 전용절차 및 인허가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을 합하면 1억1천5백만원 남짓한 돈으로 2백평 대지에 35평짜리 목조주택을 마련한 셈이다. ◎인터뷰/연세대 동호인마을 시공자 대림목조주택 권순관 사장/“비용 들더라도 제대로 지어야” 『건축과정에서 건축주인 연세대 동호인들과 애증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시공자의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보다 좋은 집을 짓고 싶었고 그것이 때론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연세대동호인 마을을 시공한 대림목조주택의 권순관 사장은 『지금까지 1백여가구에 달하는 목조주택을 시공했지만 동호인주택단지로는 이 마을이 처음이었다』며 『동호인마을은 동호인들끼리 마음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공자와도 서로의 입장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야 보다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세대 동호인들이 권사장을 시공자로 선정했던 주된 이유는 목조주택 시공경력이 9년이나 되는 베테랑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림목조주택은 시공전문업체인 데다 외부자본을 끌어들여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일이 없어 내실있는 업체로 관련업계에서는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는 『모든 주택이 그렇겠지만 특히 목조주택은 싸게 짓기만을 바래서는 안된다』며 『조금더 들더라고 제대로된 집을 지어야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귀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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