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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권 '기관 역활' 갈수록 축소

은행권이 대출영업에만 치중해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은 갈수록 축소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정금리 채권운용에 지나치게 치우쳐 금리가 급등할 경우 심각한 손실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유가증권 투자현황 및 금리변동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총액은 213조4,000억원으로 지난 99년 이후 37조2,000억원이 증가했지만 총자산에서 차지 하는 비중은 26.7%에서 21.3%로 떨어졌다. 유가증권 비중은 2000년 말 24.9%에서 2001년 말 26.2%로 상승했다가 2002년 말 22.8%, 2003년 말 21.3%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서영만 한은 분석총괄팀 과장은 “2001년 이후 공적자금을 위해 발행했던예보채와 정리기금채가 상환되고 회사채 역시 순상환으로 돌아서면서 은행 의 유가증권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유가증권 투자 총액이다소 늘었어도 같은 기간 대출금이 더 빠르게 증가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유가증권 투자 비중(21.3%)이 일본(24.6%)보다 낮지만 미국(18.7%), 영국(18.9%)보다 높은 데 대해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영미 국가의경우 은행 외 투자회사들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마땅한 기관투자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종류별 비중을 보면 채권이 169조3,000억원(79.3%)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은 25조2,000억원(11.8%), 수익증권은 16조7,000억원(7.8%) 등이었다. 특히 99년과 비교할 때 채권과 수익증권은 투자비중이 늘어왔지만 주식은오히려 3조2,000억원(11.2%) 감소해 은행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매우 소극적임을 드러냈다. 한편 금리하락 기조 속에서 고정금리 선호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고정금리채 비중은 99년 말 58.5%에서 지난해 말 72.2%로 대폭 늘어난 반면 변동금리채는 30.5%에서 13.5%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원화금리 1%포인트가 변하면 국내은행의 순자산가치는 2조3,000억원씩 증가 혹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고정금리채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은행의 리스크관리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라며 “파생상품거래 및 변동금리채권 확대를통해 금리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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