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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의 21세기론
입력1997-08-01 00:00:00
수정
1997.08.01 00:00:00
이의춘 기자
◎중·동남아·인도·동구 등 신흥시장 투자에 “승부”/값싸고 튼튼하고 안전한 중저가 품으로 미래 공략대우그룹의 해외투자는 전체의 4분의 3이 신흥시장에 집중돼있다.
중국·동남아·인도·독립국가연합(CIS)·동유럽 등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신흥시장)이다. 대우는 곳곳에서 외국기업으론 유력투자업체로 부상했다. 선진기업들이 정정불안에다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 있던 개도국과 신흥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거나 주저하고 있을때 대우와 김우중 회장은 현지국가와 정부를 믿고 투자를 감행했다.
김우중 회장은 이들 국가의 정상들의 경제가정교사 내지는 경제고문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대우의 성장전략과 세계경영에 따른 것이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우리업체까지 아웅다웅 싸우는 것보다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시장에 경쟁자들보다 먼저 진출해서 더많이 팔겠다는 것이다. 이들 시장은 고가품이 아닌 중저가품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제품생산능력과 품질 기술수준 마케팅능력 브랜드 인지도 등 종합적인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이들 시장을 개척하고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 현재의 실력을 감안할 때 이들 시장에서 기반을 닦은 후 체질을 강화한 후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우의 세계경영의 요체다.
대우 「세계경영」의 핵심을 이루는 신흥시장 승부론은 탱크주의 경영론, 필수품경영, 기본기경영, 중저가제품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세계시장은 20%가 선진기업들의 고급품 시장이다. 나머지 80%는 중저가시장이다. 튼튼하고 안전하고 값싼 한국형제품으로 80%의 시장을 공략하면 얼마든지 한국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배순훈 대우전자회장).
탱크주의는 가전제품의 기본성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예컨대 냉장고의 기본은 냉각및 냉장성능이 뛰어나면 된다. 대우는 첨단에 대한 맹신에 비판적이다. 『첨단으로 일컬어지는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은 아직 시장이 본격 형성되지 않았다. 그동안 첨단제품에 대한 기술개발투자는 꾸준히 늘리되 필수품경영으로 글로벌경영에 승부를 걸면 한국상품의 21세기는 아직 밝다. 왜 자꾸 태동단계인 첨단시장을 열병처럼 좇아가려는가.』(배회장).
대우의 세계경영은 국내자동차 및 가전업체들이 「우리기술로 어렵다」 「시장이 없다」 「팔 물건이 없다」며 소극적이고 자조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혔을 때 새로운 희망을 준 이정표가 됐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첨단과 미래유망산업(예컨대 정보통신 유통) 등으로 과열경쟁을 벌일 때 대우는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을 추구하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 승부를 걸고 있다. 세계경영은 한국기업의 21세기 전략에 중요한 나침판이 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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