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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공격논리·방법 치밀… CEO 모의훈련·매뉴얼 준비를

<하> 경영권 보호장치만으로 안된다

■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2부

행동방식·요구사항 파악… 평소에 미리 대비해야

美선 CEO 면접 볼때 '대응 방안' 질문하기도


보톡스 제조업체인 엘러간은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과 밸리언트 파머슈티컬스가 회사 인수 제안을 하자 도리어 정부에 이들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엘러간을 후하게 사겠다는 제안이 들어올 것을 이들이 미리 알고 엘러간에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엘러간이 행동주의 투자자에 취한 역공이었다.

지난해 말 엘러간은 최종적으로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국적 제약기업 액타비스에 회사를 팔았다. 평소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서한을 보내면 이를 꼼꼼히 따져 규제 당국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기본원칙을 지킨 것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실제 공격을 해오면 최고경영자(CEO)와 오너들은 크게 당황하게 된다. 주주총회 안건이나 사업추진 내용을 착실히 준비했어도 헤지펀드의 공격논리와 방법이 워낙 치밀한 탓이다. 특히 이들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업의 약점을 공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얘기다.

이 때문에 평소에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이 같은 일이 현실화하고 있다.

10일 재계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일부 미국 기업은 행동주의 투자자를 대면했을 때 CEO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정리한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CEO는 이들과 만나 이사회 의석 배정이나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담판을 벌일 일이 많은 탓이다. 칼 아이칸처럼 능수능란한 이들과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요 기업의 경우 공격 받았을 때를 상정한 모의훈련이나 최고재무책임자(CFO)나 사외이사로 꾸려진 태스크포스팀(TFT) 가동 방안을 사전에 준비해두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명단을 미리 확보해두고 주요 주주 가운데 행동주의 투자자와 연대할 만한 이들을 사전에 파악해둔다. 헤지펀드가 자신의 회사에 문제 제기를 할 부분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세워두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법무팀에도 헤지펀드의 요구사항이 국내 법규에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지를 이른 시일 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평소에 대비시켜놓을 필요가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언제라도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중 경영권 승계가 걸린 계열사들이 특별 관심대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상장 대기업들도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사전에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헤지펀드 공격 시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지까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행동방식이 어느 정도 유형화돼 있고 취약고리도 스스로 가장 잘 아는 만큼 CEO와 회사가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다.

헤지펀드는 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이사회 의석 요구, 경영진 교체, 회사 분사 및 비용절감 등을 요구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서는 이사회에서 CEO 면접을 볼 때 헤지펀드 공격 시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묻는다고 한다"며 "이제 우리나라 기업도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에 계속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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