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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폭탄테러 64명 사상
입력2003-09-30 00:00:00
수정
2003.09.30 00:00:00
이영섭 기자
콜롬비아에서 좌익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발생, 희미하게 나마 남아있던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들간 화해 무드가 완전히 사라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은 28일 수도 보고타에서 남서쪽으로 380㎞ 떨어진 플로렌시아의 유흥가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민간인 10명이 죽고 5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고급 나이트클럽 입구에 세워져있던 오토바이에서 폭발물이 터져 9살 짜리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민간인이 숨졌다”면서 “이는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테러”라고 밝혔다.
당국은 플로렌시아가 FARC의 오랜 거점 도시이고, 원격 조정 장치를 통해 폭탄을 터뜨리는 방법이 전통적인 FARC의 테러수법과 동일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FARC를 사건 배후로 지목하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FARC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계기로 유엔의 중재로 추진되는 FARC와 정부간 협상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며 최근 재선을 향해 대 반군 강경책을 누그러뜨리지 않는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의 입장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FARC과 다른 반군조직 민족해방군(ELN) 등은 이달 들어서 이스라엘인등 외국인 8명을 납치하고, 알마구에르시의 파비오 고메스 시장을 살해하면서 투쟁의 강도를 높여왔고, 이에 대해 우리베 대통령은 “이런 사건들이 반군과의 전면전을 감행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더욱 굳힐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버지가 FARC에 살해된 상처를 갖고 있는 우리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미국의 후원 속에서 대 마약ㆍ반군 강경책을 구사,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통령 재선 허용을 골자로 한 개헌을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는 조직원 1만 8,000여명 규모의 FARC와 조직원 5,000여명 규모의 ELN이 40년 가까이 농촌과 산악을 거점으로 정부 전복을 위한 무장투쟁을 지속해하고 있다.
1920년대 이후 대지주에 저항하던 공산주의 계열 농민들이 기초를 쌓은 FARC는 64년 자생적 공산주의 무장 단체로 거듭났으며, ELN은 쿠바 혁명에 자극받아 63년에 결성됐다. 이들의 저항으로 인해 지난 40년간 콜롬비아에서는 매년 3,500여명이 죽어가고 있다.
유엔 등은 이 같은 유혈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간 평화 협상을 지난해 2월까지 중재했으며, 최근 이 평화협상을 다시 열기 위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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