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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연구개발 2년째 `빙하기'
입력1998-11-30 00:00:00
수정
1998.11.30 00:00:00
기업이 「오늘」 연구개발에 소홀하면, 「내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필연이다. 오늘 우리 기업들이 처한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산업계의 연구개발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 머잖아 국가경쟁력이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올해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는 지난해보다 9.9% 감소한 9조715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올해 설립된 기업연구소의 투자실적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12.3% 줄어든 8조8,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당초 계획치 12조1,120억원보다 17.4% 감소한 10조680억원에 머물렀다. 2년 연속으로 연구개발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은 지난 96년 2.96%에서 지난해 2.77%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지난 93년의 2.52%에도 못미치는 2.44%에 머물 전망이다. ★표 참조
연구개발인력도 마찬가지다. 올해 연구개발인력은 지난해보다 2.1% 감소한 8만3,688명. 이중 올해 신규 설립된 기업연구소의 연구개발인력을 제외하면 감소폭은 무려 5.9%에 이른다.
지난 96년까지 산업계의 연구개발투자는 매년 평균 30% 정도씩 늘었다. 연구개발인력 역시 10% 정도씩 증가했다. 때문에 최근 급전직하하고 있는 산업계의 연구개발 전력은 지난 81년부터 민간연구소를 인정하기 시작한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연구개발 위축이 내년까지 그대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산업기술진흥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99년도 산업계 연구개발투자는 올해보다 0.8%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이로 인해 연구개발과제의 축소, 신규 프로젝트의 유보 등 부정적 요인들이 발생, 산업계의 대외 기술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계의 기술경쟁력 약화가 가져오는 대표적 문제점은 하이테크시장에서 우리기업들의 비교열위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기술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는데 따라 수출도 감소한다는 것.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에 따르면 지난 80년부터 95년까지 15년동안 하이테크제품은 매년 6%씩 성장했다. 일반제품 성장율 2.4%에 비해 무려 2.5배나 높다. 또한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년에는 7.6%였으나 95년에는 12%로 증가하는 등 갈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하이테크시장의 경우 일단 기술경쟁력있는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 후발기업의 진입을 가로막는 시장잠금(LOCK-IN)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불황기라도 연구개발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칫 경쟁대열에서 낙오하면 재진입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 역시 발등의 불. 세계 각국은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각종 관세·비관세의 규제장벽을 쌓고 있다. 비관세장벽중 대표적인게 바로 표준이나 기술규정 등 기술장벽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기술장벽으로 인한 수출감소 효과는 무려 205억달러(97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총수출액중 무려 15%에 해당한다.
산업기술진흥협회는 최근 「IMF체제 극복을 위한 기술혁신전략」 보고서에서 정부는 대외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요지향적 기술개발사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획기적인 투자유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천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실효성있는 벤처육성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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