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우(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의 경영환경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최악의 경우 1조원 아래로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는 등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돼 경영 전반의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1일 사내 방송을 통해 방영된 9월 월례사에서 “최근 세계경제는 급격한 물가상승과 각국별 성장이 급속히 둔화하고 있고 전자산업 역시 시황이 악화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부 영업환경에 대한 깊은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세계 전자시장은 선진국 시장 성장이 둔화된 반면 신흥국가의 시장규모가 선진국을 추월하고 있다”며 전략시장의 재편 필요성을 언급한 뒤 “대만과 중국의 후발기업들이 원가경쟁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전세계 전자기기와 부품 생산의 주요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며 경쟁력 재무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건희 전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실질적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임직원들의 기강 다잡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삼성그룹 전반의 경영이 하강국면에 놓여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중시 경영’을 모토로 내세웠다. 그는 “시장중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줄 수 있는 히트제품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며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의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별 특화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주력시장의 성장정체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에서 성장의 폭을 키울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실제로 최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참관에 이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중심으로 한 연쇄 출장에 나서 시장확대 전략을 점검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